이인숙 그냥생각

일상 여왕마마 병

운영자 2003.12.17 05:50 조회 수 : 1365

 

 

피부과엘 다녀왔다.

손에서 습진이 떠날새가 없어서 지난번에도 치료를 했는데

다시 생겨났다. 별것 아닌것으로 치부해 버리기엔

일하기 불편하고 아프고 이러다가 내 손가락 허물 전부 홀딱 벗겨져서

껍질벗은 닭처럼 되는건 아닌가 몰라!  쩍쩍 갈라지는 손가락들을 보며

'아이구~ 내 손가락들...' 스스로 위로를 하며 살았는데...

 

어제 드디어 병원엘 찾았다. 아프면 득달같이 병원 가는 사람들이 있고

그래서 초기에 완전진압을 하니 병원 자주 찾는 사람들을 머라 할것만도 아니다.

난 그렇지 못하다. 웬만하면 모두 참아 버린다. 누가 상주는 것도 아닌데

어떨땐 사명을 갖고 참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여겨질때 병원 가려 일어선다.

 

"선생님! 이거 굉장히 오래 되었는데 도무지 낫지를 않네요. 어떻게 좀 해보세요!"

 

"하하...더 심한 사람도 있어요. 이건 여왕마마나 되어야 낫는 병이예요! 집에서

손에 물 안 묻히고 고무장갑을 낄 때에도 속장갑 꼭 끼고 땀이 차면 5분에 한번씩

갈아주고 ....약은 독하니까 일단 드리는 것은 조금 먹다가 괜찮으면 먹지 마세요.

그리구 연고도 많이 바르지 마시구요.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이 특히나 이렇거든요.

조심만 잘 하면 병원에는 오지 않아도 낫는 병이예요. ...어쩌구 저쩌구..."

 

"근데 선생님 말씀처럼 하는데도 왜 그렇지요?"

 

"그러니 여왕마마가 되어야지요."

 

좋은 핸드크림이 있으니까 발라보라고 하면서 작은 약통에서 담아 주신다.

처방전을 갖고 약국에서 약을 짓는데 약도 참 많다. 위가 아프다고 했더니 위장약 두 종류와

바르는 연고, 멀어서 병원에 자주 못나온다고 하니까  6일분을 지어 주시고, 한보따리

약을 비닐봉지에 담으니 가득이다.

이걸 다 먹어? 그래도 이번엔 더 조심하고 약도 잘 먹고 해서 꼭 뿌리를 뽑을 생각이다.

 

'흑 흑! 내 손아 그동안 참 고생 많이 했다.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이야!'

 

이번엔 왠지 잘 나을것 같은 기분좋은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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