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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공부에 집중해야 할 자녀의 이성 교제는 부모를 노심초사하게 만듭니다. 이성끼리 함께 손잡고 걸어가는 학생들의 뒷모습만 봐도 ‘혹시 우리 애가 아닐까’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니 예나 지금이나 자녀의 이성 교제는 부모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입니다. 하긴 전과 달리 자기표현에 당당해진 요즘 아이들 이성 교제는 풋내 나는 순정으로만 치부하기엔 심상치 않은 구석이 있기도 합니다. 전교생이 다 아는 커플이라도 정작 부모들만 새카맣게 모르는 일이 될 수도 있는 자녀 이성 교제. 사각지대를 안전지대로 만들 수 있는 자녀 이성 교제 올 가이드. 취재 유병아·정주연 리포터 일러스트 홍종현 |
Part 01 | 10대 이성 교제를 둘러싼 팽팽 대립
아직은 일러! vs 지킬 건 지키는데 왜 안 돼!
요즘 아이들, 이성을 접하는 시기가 너무 빨라졌다. 초등학교 2학년만 되어도 커플링을 끼고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스킨십도 마다하지 않는다. 초등학생 때는 그래도 귀여운 수준이지만, 청소년이 되면 성인을 모방한 신체적 접촉도 한다. 사춘기를 맞은 아이들은 나와 다른 성에 관심을 보이는 일이 지극히 자연스럽지만, 부모들은 ‘혹시’ 발생할지 모를 여러 문제 때문에 자녀들의 이성 교제가 반갑지만은 않다. 이성 교제를 둘러싼 부모와 자녀의 평행선을 들여다봤다. 취재 유병아 리포터 bayou84@naver.com 도움말 김미옥 팀장(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 상담사업팀)·한국청소년상담원 내 아이에게 이성 친구가 생겼대요 # 제 딸은 중1인데 성적도 매우 좋고 성실하게 지내왔어요. 그런데 여름방학 즈음부터 어느 학교 회장이라는 오빠, 교회에서 드럼 치는 오빠, 유치부 지도하는 오빠가 멋있다고 자꾸 말하더니 한 오빠와 사귀기 시작했어요. 부끄러워서 말 못 하지만 그 오빠랑 손잡고 다니고 싶다고 일기장에 써놨더라고요. 우리 애는 이성 교제 해보고 싶단 생각 전혀 안 하는 줄 알았는데…
# 1학년 때부터 줄곧 반에서 1등을 놓친 적이 없는 현희. 친한 친구들이 남자 친구 사귄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보다 예쁘지 않고 공부 못하는 애들도 남자 친구 있는데, 자기는 없다고 억울하다더니 남자 친구를 만들었대요. 이성 친구는 대학 가서 사귀는 거라고, 공부 신경 쓰는 애들은 이성 교제 할 리가 없다고, 나중에 후회할 거라고 했더니 엄만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화를 내네요. 괜찮아 보이는 남자 애들 하나도 없다고 말해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마음이 바뀐 모양이에요. 어떻게 말려야 할까요? # 학원 갈 일 없는 저녁이나 일요일이면 운동한다고 나가던 내 아들. 남자 아이들은 운동을 해야 딴생각도 안 든다기에 늦은 시간에도 흔쾌히 보내곤 했는데, 알고 보니 여자 친구를 만나러 가는 거였어요.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에 이성 친구 사귀면 다리몽둥이를 분질러놓겠다고 웃음 반 진심 반으로 이야기하면 걱정 말라고 하더니 나 몰래 만나고 있었다니. 부모를 속이면서까지 만나야 할 정도로 좋다면 만나라 했더니 너무 뭐라 할까 봐 말할 수 없었다고 하네요. # 친구 엄마가 조심스럽게 꺼낸 말. 내 아들이 여자 아이랑 어깨 끌어안고 다니는 것 봤다고. 이제 고2, 한창 공부할 나이인데. 얼마 전 학교에서 사귀는 애들끼리 스킨십하다가 선생님께 걸려서 정학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라 내 아이는 어느 정도인지 걱정됩니다. 동네에서 끌어안고 다니는데 나만 모르고 동네 엄마들은 다 알고 있었다니 정말 배신감에 어쩔 줄 모르겠네요. 엄마 아빠, 이성 교제 왜 안 되나요? # 부모님이 아무리 나에게 잘 해주고 나를 이해한다고 해도 모두 말하기는 쉽지 않아요. 부모님이 속상하실까 봐 그렇기도 하고,별거 아닌 것을 크게 생각하실까 봐 그런 면도 있죠. 그래서 친구가 필요한데 동성 친구는 경쟁 관계가 되어 불편한 점이 있어요. 남자 친구는 생각이 깊어서 내 불만을 잘 들어줘요. 내 학교생활을 아니까 잘 이해해주고요. 저에게 스트레스 해소 창구 같은 역할을 하는데 엄마는 왜 반대를 하는지 모르겠어요.
# 우린 그냥 친구예요. 성이 다른 친구. 여자 친구랑 팔짱 끼는 것처럼 팔짱 끼고 다니는 거고, 다른 친구들이랑 문자 메시지 주고받는 것처럼 문자나 전화하는 거예요. 다른 애들보다 좀더 친하게 지내는 것뿐인데, 부모님은 다그치고 나쁜 아이 취급하면서 잘못될까 봐 걱정하세요. 저도 지킬 건 지키고 사는데 부모님이 자꾸 그러면 공부 그만두고 비뚤게 나가고 싶어져요. # 전교에서 상위권이던 두 학생이 사귀었어요. 서로 친하게 지내면서 공부도 열심히 해서 우리는 부러워했죠. 근데 남학생 성적이 조금 떨어졌어요. 남학생 엄마가 학교로 여학생을 찾아와서는 따귀를 때리고 욕을 했어요. 내신 좋게 받으려고 일부러 자기 아들 꾀어서 성적 떨어지게 했다며 머리채를 잡고 난리법석이었죠. 그 남학생 그 일로 창피하다고 괴로워하더니 오히려 성적이 더 떨어졌어요.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만난 건데 뭐가 어땠다고. 남학생 부모님이 도저히 이해가 안 돼요. 내 자녀 이성 교제 반대하는 이유 요즘엔 5년 주기로 강산이 변한다고 하니 부모 세대와 청소년이 세대 차를 느끼는 건 당연할지 모른다. 남녀공학이 흔하지 않은 시절에 학교 다니면서 이성 관계에 대해 보수적인 교육을 받은 부모들이 자녀들과 이성에 대해 ‘쿨’하게 소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자녀를 십분 이해한다고 해도 부모들이 청소년의 이성 교제를 반대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학생의 본분은 공부, 공부도 때가 있다 모범생이고 보수적이던 이군. 교제를 요구하던 여자 아이의 기습 뽀뽀 한 방에 넘어가 사귀기 시작했는데, 매일 집에 데려다주고 귀가해서는 여학생과 문자 메시지. 공부에 집중할 수 없어 성적은 점점 떨어졌고, 떨어지는 성적만큼 자신감도 잃고 자책했다. 마음 추스르고 다시 공부하기까지 8개월이 걸렸는데, 그사이 전교 등수가 뚝 떨어져서 특목고 진학에 실패했다. 학생의 본분은 당연히 공부다. 이성 교제를 하면 학업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이성을 만나는 시간이 필요하고 만나지 않아도 공감할 시간이 필요하니 전화로라도 통해야 한다. 공부에 투자할 시간을 나눠야 한다는 결과다. 공부에는 때가 있는 법, 결과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본인 몫이니 부모 입장에선 반대할 밖에.
이성에 대한 잘못된 호기심, 돌이킬 수 없는 상처로 남을 수도 전학 온 중3 여학생. 친구에게 눈물 뚝뚝 흘리며 임신을 해서 강제 전학을 왔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시간 자신의 행동이 너무 바보 같아서 견딜 수 없었다지만 돌이키기엔 큰 상처로 남았다. 이성 교제를 하는 학생들 중에는 과도한 스킨십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손잡는 건 기본이고 학교에서 남학생이 여학생 가슴을 만지거나 교실에서 남학생 무릎에 여학생이 앉아 서로 껴안기도 해서 보기 무안하다고 말하는 사례도 있다. 중3 졸업 여행 다녀오는 아이 마중 나갔는데 버스 뒤에 앉은 두 아이가 진한 키스를 해서 기다리던 엄마들이 기겁을 했다는 일화도 있다. 이성 교제를 하면 손도 잡고 호기심에 뽀뽀도 하고 그러다가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되는 행동도 할 수 있으니 아예 처음부터 만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 반대하는 부모들 의견이다.
외모에 대한 관심으로 돈 낭비, 시간 낭비 이성에 관심이 있으면 외모에 신경 쓴다. 거울을 끼고 살고, 피부에 트러블 났다며 피부과 가자고 조르고, 비비크림에 입술·눈 화장은 기본이다. 전화요금이 많이 나오고, 용돈 지출이 늘며, 외출도 잦아진다. 공부할 시간에 다른 일로 시간을 보내니 부모 눈에 곱게 보일 리 없다. 꾸지람이 늘어나니 부모와 자녀의 갈등이 심화되고, 결국에는 가정의 평화가 깨진다. |
자녀 이성 교제 어찌 하오리까! 청소년기의 이성 교제는 정신적 성숙을 도와준다. 원만한 인격 형성에 도움이 되며, 남녀의 성 역할도 배울 수 있다. 이처럼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데도 부모들은 대부분 자녀들의 이성 교제를 반기지 않는다. 반면 전문가들은 이성 교제를 무조건 반대할 일은 아니라고 말한다. 부모들이 강압적으로 반대하면 자녀들은 반발해서 오히려 이성 교제에 불을 붙이는 악수를 둘 수도 있기 때문. 자녀 이성 교제, 어떻게 접근하고 지도해야 할까? 취재 정주연 리포터 missingu93@naver.com 도움말·자료 제공 이현숙 대표·추국화 소장(탁틴내일)·박현이 기획부장(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송지희(부모교육 강사)·우옥영 이사장(사단법인 보건교육포럼)·장은숙 회장(참교육학부모회) |
자녀의 이성 교제에 대해 반응하는 부모 유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나이에 누가 이성을 사귀느냐며 무조건 혼내는 ‘윽박지르기형’, 휴대폰·가방·일기장을 뒤져보고 학원 도착 시간, 귀가 시간을 꼼꼼히 체크해서 뭘 했는지 추론하는 ‘콜롬보 형사형’, 내가 널 얼마나 믿었는데 네가 이럴 줄은 정말 몰랐다며 감정에 호소하는 ‘실망 전달형’, 어떤 아이인지 엄마 아빠가 한번 만나보자, 그 집 부모는 아시느냐, 어느 정도 사이냐며 파고드는 ‘적극 개입형’, 저러다 말겠지 두고 보는 ‘관망형’ 등이다. 전문가들은 어느 것 하나 바람직한 유형은 없다고 말한다. 자녀를 ‘단속’하기에 앞서 그 안에 꽁꽁 숨은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 부모의 첫째 과제기 때문이다.
♥Zoom in 01 변화된 아이들의 코드 읽기가 먼저 좋아하는 이성 앞에만 서도 얼굴이 붉어져 고개를 못 드는 것은 오래전 이야기. 요즘 청소년들의 이성 교제는 수줍음이나 속앓이는 찾기 어려울뿐더러, 주변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표현을 한다는 점에서 확실히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양상을 보인다. 최근 2~3년간 아이들의 성에 대한 생각이 크게 변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청소년 성 상담센터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예전에는 여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이 배란기 조정이나 배란일에 따른 임신 여부 같은 것이었다면, 지금은 체위를 비롯한 성행위에 대한 테크니컬한 부분을 거리낌 없이 물어보는 추세.
부모들에게는 마냥 어리게만 보이는 아이들, 특히 입시에 대한 부담이 가중된 요즘 교육 현실에서 공부만으로도 시간이 빠듯할 텐데 ‘이성 교제 할 시간이 있을까?’라는 반문도 든다. 지난 2007년 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 문화 실태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은 55.6퍼센트, 중학생은 40.78퍼센트가 ‘이성 교제 경험이 있다’고 대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 10명 중 4~6명이 이성 교제를 경험한 셈이다. 이성을 만난 경로를 묻는 질문에는 중·고등학생 모두 ‘학교’를 가장 많이 꼽았고, ‘선후배, 친구 소개’와 ‘학원’ 순으로 답했다. 데이트시 신체 접촉은 손잡기(40.4퍼센트), 껴안기 (25.7퍼센트), 키스(21.0퍼센트) 순이었다. 성 관계 경험 유무를 묻는 질문에는 고등학생 4.0퍼센트, 중학생 1.90퍼센트로 소수지만 데이트시 성 관계하는 청소년들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 박현이 기획부장은 “이성 교제 문화는 아이들마다 편차가 크다. 진한 스킨십과 성 관계를 서슴지 않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 공부를 위해 이성 교제를 미루자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많다”며 “아이들의 이성 교제는 대부분 어른들의 걱정과 달리 손잡고 걷거나 서로 기념일을 챙겨주는 정도가 일반적”이라고 설명한다. 박 부장은 덧붙여 청소년들이 이성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은 발달 단계의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문제는 아이들의 신체 성장은 빨라진 데 비해 학교와 가정 내 교육은 빠르게 성장하는 아이들의 몸과 성에 대한 지식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겉모습만 봐서는 학생인지 어른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빨리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인터넷과 TV가 나서서 ‘좋아하는 이성과 어떻게 하는지’ 낱낱이 알려주고 이제 와서 성을 금기하고 이성 교제를 억압하는 것도 아이들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부분. ‘미성년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도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데, 어른들은 무조건 안 된다고 하니까 막상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도움을 청할 수 없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는 것. 보건교육포럼 우옥영 이사장은 “자녀 이성 교제를 이해하려면 그들의 문화를 인정하는 데서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수위가 높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그들 나름대로 ‘선’을 긋고 만나는 부분이 분명 있다는 것을 믿어주는 것, 자극이 많아진 시대임을 감안해 부모가 오픈된 생각으로, 아이들의 가치관 변화를 살펴보며 사고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올바른 이성 교제 코칭의 첫걸음이라는 얘기다. ♥Zoom in 02 ‘통제’ No, ‘긍정적 자극’ 고민할 것 참교육학부모회 장은숙 회장은 “청소년의 과반수가 연애 경험이 있고, 경험이 없더라도 이성 교제를 하고 싶어하는 학생이 많다”고 말한다. 부모가 아무리 안 된다고 할지라도 막을 수 없는 부분이므로 ‘통제’보다는 ‘어떻게 하면 긍정적인 경험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수순이라는 결론. 장 회장은 “이성과 친밀감을 나눠본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성에 대해서도 훨씬 긍정적”이라며 부정적인 시각보다 “타인에 대한 민감성이 발달하는 시기에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는 하나의 훈련으로 자녀 이성 교제를 바라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탁틴내일 추국화 소장도 “이성 교제를 하면 성적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공부보다 자녀의 삶을 먼저 봐야 한다”고 전한다. 아이들도 이성 교제가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사실은 알지만 지금이 너무 좋기 때문에 공부와 이성 교제를 병행할 수 있다고 합리화할 뿐이라는 것. 추 소장은 청소년기는 부모가 ‘지시’한다고 말을 듣기는 어려우므로 “이성 교제를 해도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스스로 마음먹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것만으로도 부모 역할은 충분하다”고 말한다. 이성 교제로 인해 아이가 일시적으로 방황하더라도 ‘아이를 신뢰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부분. 나쁜 상황에 빠졌다 해도 부모만은 ‘내 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지해주는 것이 야단치거나 훈계하는 것보다 빨리 회복시키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Tip 자녀 이성 교제, 올바로 이끌 수 있는 부모 행동 수칙은? 자녀의 눈높이에 맞춰 질문하라 이성 친구에 대해 물을 때는 ‘감시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짜고짜 “어디서 만났니? 뭐 하는 애니?”라고 물어보면 자녀는 아예 입을 닫거나 거짓말을 한다. 자녀의 활동 반경을 고려해 “학교 친구니?” “동아리 친구니?”라고 묻는다. 자녀가 이성 친구 사귀는 걸 숨긴다면 인기 있는 TV 드라마나 음악 프로그램을 함께 시청하면서 “넌 어떤 여자(남자) 친구가 좋아?” “요즘 커플들은 100일 기념일에 뭐 하니?”처럼 자녀의 눈높이에 맞춰 질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게 하라 자신의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면 이성 교제를 위해 사용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게 한다. 이성 교제에 들인 시간과 하루 동안 공부한 시간을 꼼꼼히 적어 비교해본다. 이렇게 생활하다 보면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미래의 자기 모습을 그려보게 한다. 부모와 자녀가 대화를 통해 ‘공부 시간에 휴대폰 전원 끄기’ ‘이성 친구는 주말에만 만나기’처럼 구체적인 규칙을 정할 수도 있다.
자녀와 함께 스킨십의 기준을 세우라 ‘어느 정도의 스킨십이 적당할까?’란 문제에 대해 부모와 자녀가 함께 대화를 나눈다. ‘이성 친구와는 손만 잡는다’처럼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는 것도 좋다. 스킨십을 하다 보면 성적인 충동이 생길 수 있다는 것과 성적 충동을 자제하지 못해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정확히 인식시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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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02. 자녀 이성 교제 단계별 대처법
1st. 이성 교제 사실을 확인했다면
탁틴내일 이현숙 대표는 “만나는 장면을 목격했거나 자녀의 고백, 이웃의 증언 등으로 자녀의 이성 교제 사실을 알았다면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부터 가져보라”고 조언한다. ‘허락할 수 있는지 없는지’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혹시 자신의 과거 경험 때문에 너무 엄격하거나 방임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아닌지’ 등과 같은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 즉시 아이를 다그치기보다 하루 정도 마음을 정리하며 시간을 가지면 아이의 상황을 너무 유난스럽거나 심각하게 보지 않는다.
자녀에게 물어볼 때도 “학원 빼 먹고 지금까지 걔랑 있었니?”처럼 결과를 묻기보다는 “팔짱을 낄 정도인 거 보니 둘이 많이 친한가 보네?”처럼 보고 들은 상황만 물어보는 것이 효과적. 상황에 대한 아이의 대답을 충분히 들은 뒤에는 이성 교제시 발생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우려를 전제로 부모의 생각을 전달해야 한다. “엄마는 네가 팔짱까지만 꼈길 바란다” “엄마는 네가 학업에 충실해야 하는 나이에 이성 교제를 하는 게 걱정돼” 처럼 부모의 생각을 가볍게 전하는 것이 역효과를 줄이는 방법이다. 화난 마음에 아이를 혼내기부터 할 것 같으면 관계가 악화될 수도 있으니 아예 말을 꺼내지 않는 게 낫다. 이런 땐 ‘우회’하는 것도 방법. 학교 친구인지 학원 친구인지부터 시작해 교사나 주변 사람들에게 자녀가 만나는 상대에 대한 정보를 얻어야 한다. 반에서 몇 등 하는 학생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문제성이 있는 폭력적인 학생인지 아닌지 정도만 알아보면 된다. 2nd. 몰래 이성 교제를 하는 눈치일 때 최근 들어 부쩍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거나 서점, 도서관, 학원 보충 등을 핑계로 갈 곳이 많아지고 예상치 못한 시간의 틈도 많아졌다면 자녀에게 이성 친구가 생긴 건 아닌지 미뤄 짐작해봐야 한다. TV를 볼 때 자녀가 한 인물의 스타일에 대해 일관성 있게 얘기할 때도 비슷한 이성을 좋아하거나 사귀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부모교육 강사 송지희씨는 “이때는 아이들이 듣든 안 듣든 지속적으로 엄마의 생각을 표현해 주는 게 중요하다”고 귀띔한다. 자녀의 행동을 추궁하기보다는 “너를 못 믿어서가 아니라 네가 늦게 오면 엄마는 불안해. 늦어질 때는 연락해줄래?” 와 같이 말하는 식. 또 “네 나이 때면 이성한테 관심 많지 않니?” “엄마는 네 나이 때 이런 사람을 좋아했어” “한 사람을 좋아 하는 것도 행복하지만, 네 나이 때는 깊은 관계 보다는 다양한 사람을 많이 만나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처럼 부모의 경험담을 들려주고 여러 상황에 대해 아이 스스로 깊은 생각을 해보게 해야 한다. 선택은 자녀가 하게 하되 후회하지 않는 선택, 고민하고 준비하는 선택이 되도록 돕는 것이 핵심. 3rd. 이성 교제를 하기 전이라면 ‘원칙’은 가질 수 있게 돕되 부모의 생각을 ‘강요’해서는 안 되며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건강한 이성관이 녹아들도록 해야 한다. 특히 10대 초반에는 연예인에 대한 환상이 크고 그들의 말 한 마디에 큰 영향을 받는 시기. 혼전 임신이 마치 결혼에 꼭 필요한 혼수라는 식의 이야기나 중·고등학생 때 첫 키스를 했다는 연예인의 고백을 들으면 ‘그래도 되는구나’ 하고 쉽게 동화될 수도 있다. 이때 부모는 “저 연예인은 성에 대해서 사회적 통념보다 자유분방한 생각을 하네” “넌 어떻게 생각해?”처럼 현상을 객관화해 아이와 토론해보는 게 좋다.
이성을 사귈 때 ‘해서는 안 될 일들’에 대해서도 명확한 기준을 알려줘야 한다. 부모의 말은 아이가 가치관과 기준을 세우는 데 상당한 영향을 끼치므로 기준을 넘는 행동을 할 때 ‘내가 지금 잘 하는 것인가’ 자기반성을 하게 해준다. 그래도 남는 몇 가지 궁금증… Q이성 교제를 하면 성적이 떨어진다? 대부분 떨어진다. 특히 여학생보다 남학생의 성적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여학생은 이성 교제를 하더라도 자기 관리를 잘하는 편이지만, 남학생은 한 가지에 몰입하는 특성이 있어 여자 친구에게 집중하면 자연스레 공부는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이성 교제를 시작하면 남학생들은 기념일과 빼빼로데이, 블랙데이 등 수많은 ‘Day’에 여자 친구에게 줄 선물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데 이 역시 성적 하락의 원인. Q상위권 학생들은 이성 교제를 안 한다? 상위권 학생들은 또래에게 인기가 많고 접근하려는 이성도 많다. 전교 1퍼센트 안에 드는 학생들은 이성 교제를 하더라도 성적에 변화가 없지만, 반에서 5~10등 하는 중·상위권 학생들은 성적이 추락하는 경우가 많다. 상위권 자녀가 이성 교제를 하면 엄마들이 ‘집중 관리’에 들어가는 것도 재밌는 현상. ‘헤어져라’는 압박 대신 두 학생의 엄마들이 만나 학원을 옮기는 등 서로 겹치는 스케줄을 최소화해 둘을 자연스레 떼어 놓는다고. Q외국의 경우 딸이 여행 갈 때 콘돔을 쥐여주기도 한다는데, 성교육은 어떻게? 필요한 부분이다. 특히 남학생에게는 콘돔 사용법을 알려줘야 한다. 성 관련 책을 사주어 성에 대한 지식을 숙지하도록 하고 딸은 엄마가, 아들은 아빠가 나서서 올바른 피임 방법을 알려주어 ‘불상사’에 대비해야 한다. 이성 교제 하고 싶다는 아이 주장, 이렇게 답하세요! 이성 교제를 해도 성적만 유지하면 되잖아요 “성적 떨어지지 않고 사귈 수 있다면 약속을 지켜라. 그 아이는 수학을 잘하고 너는 영어를 잘하니 서로 지도해주며, 너는 물론 그 아이의 성적까지 올려라. 그게 너의 미션이고 너희 둘이 잘 사귀고 있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다.” 부모님보다 이성 친구와 말이 잘 통해요 “좋아하는 친구와 말까지 잘 통하니 잘 됐구나. 네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는 친구를 만난 걸 축하해. 하지만 그 친구와 지내다 어려운 점이 있거나 고민되는 점, 무언가 결정해야 한다면 반드시 엄마와 상의해주면 좋겠다.” 친구들은 다 이성 친구 있는데 나만 없으니 소외감 느껴져요 “네가 이성 친구를 사귀고 싶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가 중요하지 ‘남들 다 하니까 나도 하겠다’는 건 위험한 생각이다. 무엇을 하든 너만의 뚜렷한 이유가 있고 선택한 동기가 분명해야 한다.” 스킨십? 다 그렇게 해요~ “청소년기의 남녀는 성 의식이 다르고 책임의 크기도 다르다. 상대방을 어떻게 배려하고 존중해야 하는지, 네가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은 어디까지인지, 충동에 의해 위기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고 뒤늦게 후회할 수도 있다는 점 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