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맑고 그윽한 三白(고시히카리 쌀, 사케, 온천)의 땅 니카타현
스무 고개. 어디일까요.
신칸센 에치고유자와역 내 사케 매장에서 대만의 아가씨들이 즉석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노천온천에서 본 유자와마을. -日니가타를 가다 신칸센 에치고유자와역서 5분 거리 가와바타 야스나리 묵은 다다미방 재현 소설을 제대로 읽으려면 소설 속의 배경이 되는 곳에 가보는 것이 상책이다. 이를 살짝 뒤집어보면 소설을 가장 잘 쓰는 방법은 소설 속의 바로 그 현장에서 직접 쓰는 일이다. 탐미주의자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소설 '설국'을 쓰기 위해 니가타현의 조그만 마을인 유자와의 료칸(일본 전통 여관) '다카한'(高半)에 머물렀다. '다카한'에는 80년 전 그가 머물며 소설을 썼던 일명 '안개의 방'인 다다미방이 재현돼 있다. 이는 이미 알려진 사실 중의 하나.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서 기차가 멈춰섰다'. '설국'의 첫 문장이다. 두고두고 회자되는 이 문장이 니가타현 유자와를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연중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이 문장에 언급된 '국경'은 군마현과 니가타현을 가르는 해발 1000~2000m의 에치고산맥이며 '긴 터널'은 에치고산맥을 뚫은, 무려 11㎞나 되는 시미즈터널이다. 도쿄에서 출발한 열차는 군마현을 거쳐 시미즈터널을 통과해야 비로소 '설국' 니가타현 에치고유자와역에 닿는다. 니가타현을 설국이라 부르는 것은 동해의 습한 눈바람이 이 에치고산맥에 부딪쳐 엄청난 눈을 쏟아내기 때문. 유자와마을 기요타카 가미무라 촌장은 "만물이 소생하는 4월이 와도 시미즈터널만 통과하면 여전히 눈 세상"이라며 "이웃한 마을이 10여 분쯤 소요되는 터널 하나로 이처럼 딴 세상인 것은 신기할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터널은 1931년 개통된 시미즈터널이 아니다. 요즘 관광객들은 대부분 신칸센이나 고속도로를 이용한다. 시미즈터널(사진 위)은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타고 다녔던 JR 열차용이며, 신칸센용 터널은 다이시미즈터널, 고속도로용 터널은 간에츠터널이다. 간에츠터널은 현재 일본에서 가장 긴 터널이다. 신칸센을 이용하면 터널을 빠져나오자마자 곧바로 에치고유자와역에 닿아 소설 속 '설국'의 풍경과 운치를 느낄 수 없다. 현재 도쿄에서 니가타현 유자와까지 신칸센은 1시간10분, 고속도로는 3시간쯤 걸린다. '설국'의 배경인 '다카한'은 신칸센 에치고유자와역에서 차로 5분이면 닿는다. 유자와마을이 한눈에 보이는 언덕배기에 위치해 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묵었던 1930년대의 료칸 '다카한'. 가와바타가 머물렀던 1930년대 '다카한'의 3층짜리 목조건물은 화재로 사라졌고, 그 자리에 지금과 같은 번듯한 6층짜리 현대식 건물이 들어섰다. 안주인 다카하시(63) 씨는 "여러 번의 증개축이 있었지만 가와바타가 묵었던 2층 방의 위치는 그대로"라고 말했다. 료칸 '다카한' '다카한'의 36대 주인 다카하시 씨. '다카한'은 900년 동안 후손들이 가업을 이으며 지키고 있다. 다카하시 씨는 자신은 36대 주인이며 자신의 아들이 조만간 물려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가와바타가 이곳에 온 것은 우연이 아니라 35대 주인인 자신의 아버지가 가와바타의 대학(도쿄대 문학부) 선배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카한'의 2층 설국문학자료관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워낙 찾는 이가 많다 보니 료칸과 아예 분리해 입장료를 받고 있다. 입구 로비에는 가와바타의 사진과 그가 직접 쓴 '설국' 첫 문장의 글귀, 다양한 언어로 출판된 소설 '설국', 1930년대 유자와마을과 '다카한'의 모습 등이 보인다. 그러다가 한쪽 벽에 걸린 여인에게 시선이 꽂힌다. 고다카 기쿠. (아래 사진) 게이샤 시절 이름이 마쓰에였던 고다카는 스무 살 때 가와바타를 만나 아침마다 작가의 방에 불을 넣고 목욕물을 데웠다고 한다. 마치 소설 속에서 고마코가 시마무라에게 했던 것처럼. 가와바타가 소설을 썼던 다다미방에는 앉은뱅이책상과 화로 그리고 조그만 경대가 눈에 띈다. 경대는 가와바타가 소설 속에서 창밖 설경과 경대 거울에 비친 고마코의 모습을 대비하며 묘사한 대목에서 자주 나왔던 소품이다. 유자와에는 '설국'과 관련된 전시관이 하나 더 있다. '설국관'이라는 역사민속자료관을 겸하고 있는 곳이다. 역에서 '다카한'으로 가는 도중 도로변에 위치해 있다. '다카한'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이곳은 게이샤 마쓰에가 살던 곳이라 한다. 일명 안개의 방으로 불리는 '다카한'의 2층 방 내부. 니가타현에는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보석과도 같은 섬이 하나 있다. 사도라는 섬이다. 하늘에서 보면 한반도를 꼭 닮은 이 섬은 북위 38도에 위치해 있어 우리나라 동해안에서 정동쪽으로 항해하면 만날 수 있다. 이곳은 17세기 초 금광이 발견돼 도쿠가와 막부의 든든한 재정원 역할을 했다. - 눈 없어도 즐거운 체험보물섬… 니가타항에서 제트호일로 1시간 사도는 니가타항에서 북서쪽으로 50㎞ 떨어진 제주도 절반 크기의 섬. 부산과 후쿠오카를 오가는 비틀호와 똑같은 제트호일을 이용하면 1시간이면 도착한다. 사도는 예부터 우리의 제주도처럼 정쟁에서 패한 귀족이나 문인, 지식인들의 유배지였다. 덕분에 외진 섬이라도 생활양식이나 문화가 본토 못지않게 다양한 형태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사도가 역사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일본판 골드러시'로 알려진 금광이 발견되면서부터. 1601년 발견된 이 금광은 도쿠가와 이에야스 막부의 재정을 지탱하는 재원 역할을 하며 끊임없이 개발이 진행돼 1989년 폐광 때까지 금 78t을 채굴했다. 17세기 초에는 세계 제일의 금 생산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금맥이 동서로 3㎞, 남북으로 6㎞, 깊이가 800m에 달해 갱도의 길이가 총 400㎞에 이르지만 현재 300m를 관광 루트(아래 사진)로 개방하고 있다. 새로운 금맥을 발견해 제사를 지내는 모습. 서늘한 갱도에 들어서면 사람 형상의 로봇 인형이 수작업으로 바위를 깨는 모습이나 갱내의 지하수를 밤새 퍼내던 당시의 가혹한 노동 현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동선으로 이어지는 광산자료관에는 투명한 상자에 뚫린 8.5㎝의 구멍으로 손을 넣어 12.5㎏의 금괴를 직접 들어볼 수 있게 해놓아 관람객들의 관심을 끈다. 이곳에는 또 봉우리 자체가 금맥이어서 이를 채굴하기 위해 산 위에서 아래로 굴착을 하다 보니 봉우리가 두 쪽으로 갈라져 V자 홈이 나 있는 산이 보인다. 도유산이다.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노천굴착의 흔적으로 독특한 형상을 보여준다.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노천 금광 굴착의 흔적. 산 이름은 도유산. 금광 인근 니시미카와(강) 골드 파크에선 사금 채취 체험을 할 수 있다. 직경 20㎝ 정도의 플라스틱 접시를 이용, 수조 안의 모래를 퍼 조심스럽게 흔들어주면 비중이 큰 모래 속의 사금이 반짝거리며 접시 아래로 가라앉는다. 이 작업을 반복하면 제법 많은 양의 사금을 모을 수 있으며 기념으로 가져갈 수 있다. 사도는 국제보호조류인 따오기(아래 사진)의 섬이다. 따오기와 관련, 한국과 일본은 사정이 비슷하다. 양국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따오기는 남획 등으로 대가 끊기면서 종이 같은 따오기를 중국에서 들여와 인공번식을 통해 개체 수를 늘리고 있다. 그 장소가 한국이 경남 창녕 우포늪 따오기복원센터라면 일본은 바로 사도 따오기 보호센터이다. 일본이 이처럼 따오기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따오기의 학명이 'Nipponia nippon'이기 때문. 다시 말해 일본에 의해 공식적으로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따오기 자료 전시관에는 따오기의 탄생 비디오와 알의 견본, 골격 표본과 박제 등 따오기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가 전시돼 있다. 사도는 또 한국 '김덕수 사물놀이'와 비교될 만큼 다이코(큰북)를 연주하는 '고도'라는 세계적 타악연주단체의 본산이다. 1981년 결성된 이 단체는 미국 카네기홀과 한국에서도 공연하는 등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사도에는 '고도'의 울림을 경험할 수 있는 '사도다이코 체험교류관'(아래 사진)이 있다. 이곳에서는 아시안게임 개막식에서나 볼 수 있는 큰북과 다양한 크기의 북을 직접 쳐보며 일본 북의 혼과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여행 기간 참석자들의 호응이 가장 컸던 곳이다. 사도 남쪽 오기항에서는 '다라이부네'(아래 사진)라는 대야 모양의 나무통 배를 탈 수 있다. 이 배는 파도가 치는 바위틈에서 미역과 전복 등을 따기 위해 사용되는 배였지만 지금은 일본 여인이 노를 저어주는 관광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원하면 직접 저어볼 수 있지만 실제로 해보면 아주 어렵다. 섬 중서부의 사도 경관 1번지인 소토카이후 해안의 센카쿠만 아게시마도 빠뜨리지 말자. 깎아지른 절벽과 복잡한 해안선이 일품인 이곳은 한국의 한려해상 국립공원을 떠오르게 한다. 단골 영화 촬영지로 유명하다. 센카쿠만 아게시마. ※ 취재협조: 일본정부관광국(JNTO), 일본 지역 전통예능 활용센터 -니가타 명물, 사케와 고시히카리 쌀 일본에서 니가타현은 3백(白)의 고장으로 불린다. ■ 니가타는 '사케 권하는 사회' 빙허 현진건의 표현을 빌리면 '몹쓸 사회'가 '술 권하는 사회'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그 예외가 바로 바다 건너 일본 니가타현인 듯하다. 이곳은 빙허를 그토록 취하게 했던 암울한 세상이 아니라 술 자체의 고유한 맛과 향으로 주당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일본 사케의 본산이다. 니가타역이나 여객선터미널 그리고 일종의 테마파크인 후루사토무라의 특산품 가게에는 어김없이 사케 코너가 있고 시음도 할 수 있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쿠보타, 핫카이산, 고시노간바이 등이 알고 보니 모두 니가타산이다. 가격을 보니 핫카이산의 경우 720㎖ 한 병이 1223엔(약 1만6500원)이니 크게 비싸진 않다. 사케가게에는 시음 코너가 있다. 사케 산지는 대부분 물이 좋은 곡창지대다. 물과 쌀이 좋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통상 일본에선 교토 지방, 고베 나다, 니가타현을 3대 산지로 꼽지만 으뜸은 단연 니가타현이다. 매년 일본에서 열리는 사케 품평회에서 입상작의 절반 이상이 니가타산이라는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도 남는다. 240만 인구의 니가타현에는 95개의 양조장에서 1000종에 가까운 사케가 만들어진다. 많이 만들기도 하지만 가장 많이 소비하는 곳도 바로 니가타현이다. 종류가 많은 만큼 맛도 천차만별이다. 이렇다 보니 사케 소믈리에가 니가타현에만 5000여 명에 달한다. 이쯤되면 '니가타=사케 권하는 사회'란 등식이 성립하지 않을까. 니가타의 사케는 다른 지역 술에 비해 맛과 향이 밋밋할 만큼 순하고 담백하다. 실제로 혀에 닿는 첫 느낌은 마치 깊은 산속의 약수를 맛보듯 목 넘김이 부드럽다. 술의 모든 잡맛을 제거하고 가장 물에 가깝게 만들었다고나 할까. 일본과 가까운 부산의 유명 호텔 일식당들이 앞다퉈 사케 소믈리에를 두고 사케 프로모션을 열고 있는 것도 이제야 알 것 같다. ■ 사케 유료 시음장 '혼슈칸' 신칸센 에치고유자와역 내에 위치한 사케 유료 시음장 '혼슈칸'을 찾은 중국 관광객이 한쪽 사케 유료 시음관인 '혼슈칸'에서 사케를 마시는 관광객들. '혼슈칸'에는 30여 종의 소금이 있다. 소금은 사케맛을 더욱 좋게 하는 기능이 있단다. 사케가 좋아 니가타를 찾았건만 1000가지나 되는 모든 사케를 맛볼 순 없다. 그렇다고 아무 사케나 살 수는 없는 법. 주머니 사정도 생각해야 되지 않겠는가. 이럴 때 사케 유료 시음장 '혼슈칸'을 찾아가자. 신칸센 에치고유자와역 안에 있다. '혼슈칸'에선 니가타의 95개 양조사가 각각 내놓은 대표 사케들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게 대형 자판기가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다. 시음 방법은 간단하다. 500엔을 내면 5개의 코인과 시음용 잔을 준다. 이런 시스템은 홍콩의 와인테이스팅바와 같다. 사케는 크게 지역별로 분류돼 있으며 라벨에는 사케에 대한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 '백견(見)이 불여 일음(吟)'. 평소 눈여겨 봐둔 사케를 맛보자. 사케 문외한이라면 한쪽 구석에 위치한 '전달의 인기 순위'를 참고하면 된다. 20위까지 있다. 쿠보다, 핫카이산, 고시노간바이는 순위만 바뀔 뿐 랭킹 5위 안에는 늘 있다. 9월에는 에치고쓰루카메와 고시노우메슈가 각각 2, 4위에 이름을 올려 놓았다. 순위표 옆에는 일종의 안주인 30여 종의 소금과 잘게 썬 단무지가 보인다. 소금은 사케맛을 더욱 좋게 하는 기능이 있단다. 사케 마니아에게는 중요한 팁이라 한 가지 더 소개한다. 매년 3월 중순이면 이틀간 니가타 시내 도키메세(컨벤션센터)에서 '사케노진'과 '쇼쿠노진'이 열린다. 일종의 사케와 음식 잔치로 일본판 '옥토버페스트'로 보면 된다. 니가타현 내 95개 주조장이 모두 참여, 부스를 차리고 겨우내 만든 신제품과 간판 사케를 전시 판매한다. 입장은 무료지만 시음용 잔(2000엔)은 하나 구입해야 참여할 수 있다. 이 잔을 들고 모든 부스를 찾아 내밀면 사케를 맛볼 수 있다. '쇼쿠노진'은 안주 공급처. 꼬치구이 등 니가타 고유의 맛을 볼 수 있다. 일본인들은 대개 취하도록 마시지 않지만 '사케노진'에선 대취한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앰뷸런스가 항상 대기하고 있다. 니가타는 진정 '술 권하는 사회'다. ■ 빼어난 밥맛, 아! 고시히카리 쌀 이번 여행에 가이드를 맡은 조상덕 씨는 일본 최고의 쌀인 고시히카리와 관련된 일화를 하나 들려줬다. 일본 긴자의 최고급 요정 주인들에게 한 가지 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뭘 하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대부분 니가타현의 우오누마산 고시히카리로 지은 하얀 쌀밥을 대접하고 싶다는 답변이 나왔다는 것. 고시히카리 쌀 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우오누마산 고시히카리는 현지에서 거의 소비가 다 돼 도쿄에선 구입하기 힘들다. 돈으로도 해결 안 되는 것이 바로 우오누마산 고시히카리 쌀인 것이다. 고시히카리 쌀밥. 고시히카리란 밥의 찰기(고시)와 윤기(히카리)를 의미한다. 그 유명세만큼이나 밥맛은 훌륭했다. 개인적으로 니가타에 머무는 동안 고시히카리의 환상적인 밥맛 덕분에 왕성했던 식욕이 되살아났다. 윤기가 잘잘 흐르면서 탱글탱글한 반투명한 밥알들이 일궈내는 그 맛은 쌀밥이 이렇게 맛있어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한편으로 밥에 대한 경외심마저 생겼다. 소설 '설국'의 배경인 유자와에 위치한 스포리아 유자와 호텔의 가이세키(會席·에도시대부터 내려오는 연회 코스 정찬, 사진 위) 요리에선 타 지역과 달리 즉석에서 1인분 무쇠솥에 고시히카리로 한 밥을 대접한다. 코스식으로 나오는 푸짐한 가이세키 요리에서 맨 나중에 나오는 밥은 배가 불러 대개 남기지만 이곳에선 밥맛 덕분에 한 공기를 홀랑 비울 수밖에 없다. 홍보를 위한 호텔 앞의 고시히카리 벼 집단. 부산 KJA투어 정순규 소장은 "일본을 수십 번이나 다녀봤어도 이곳 니가타 현지에서 먹는 고시히카리 밥맛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고시히카리의 수확 시기는 우리나라보다 이르다. 9월 말인데도 들녘에는 추수가 한창이었으며, 벌써 특산품점 매대에 - 니가타현 관련 글 니가타현 (1)편 한없이 맑고 그윽한 三白(고시히카리 쌀, 사케, 온천)의 땅 니가타현 http://hung.kookje.co.kr/504
일본 47개 현·도·부 중 하나입니다. 혼슈(本州) 추부(中部)지방 맨 북쪽에 위치해 동해와 접하고 있지요.
이곳의 남쪽에는 도야마현 나가노현 군마현이, 동쪽으로 후쿠시마현이, 북으로는 야마가타현이 있지요.
초등학교 졸업장으로 1970년대 일본의 수상까지 올라 일본 열도 재개조를 꿈꾼 다나카 가쿠에이의 고향입니다.일본의 신석기시대에 해당하는 조몬문화의 유물·유적이 일본 열도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곳이기도 하지요.
너무 어렵나요.
이곳의 부속섬인 사도는 4개의 큰 섬(혼슈·시코쿠·규슈·홋카이도)을 제외하고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지요. 따오기의 본산인 이 섬은 1601년 금맥이 발견돼 도쿠가와 막부의 주 재정원이 되었죠. 1989년 폐광 때까지 388년 동안 78t의 금을 생산했답니다.
1600년대 초반에는 세계 제일의 금 생산량을 자랑했지요. 지금은 갱도의 일부가 관광루트로 개방돼 있습니다. 일본에서 눈이 가장 많이 내리는 지역도 이곳입니다. 동해에서 불어온 습기 머금은 북풍이 해발 2000m가 넘는 에치고산맥을 넘지 못해 눈이 되는 지리적 특성 때문입니다. 한번 내리면 3~4m는 보통이랍니다. 당연히 겨울 강설량이 여름 강수량보다 많습니다.
이렇다 보니 이곳은 '스키 강국' 일본 스키의 발상지이기도 하지요. 1911년 1월 오스트리아 레르히 소령이 일본인들에게 처음으로 스키를 가르친 곳이기도 합니다. 이를 기념해 레르히 소령의 동상과 스키박물관도 있답니다.
아직도 알 듯 모를 듯 하다고요. 그럼 좀 더 진도를 나가볼까요.
니가타의 자랑 고시히카리 쌀.
일본 최고의 밥맛을 자랑하는 고시히카리 쌀과 고시노간바이, 쿠보타, 핫카이산과 같은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사케(니혼슈·일본 청주) 또한 이곳 특산품입니다. 겨우내 내린 눈 녹은 청정수가 일본에서 가장 긴 시나노강(367㎞)을 이뤄 이곳 옥토를 구석구석 적시며 최고의 쌀을 만들어내고, 그 물과 쌀이 어우러져 일본 최고의 사케를 빚어내고 있지요. 양조장만 무려 95개라고 합니다. 어딜 가나 사케 매장이 눈에 띕니다. 어떤 매장에서는 실물 크기의 샐러리맨 형상을 한 인형이 술에 취해 사케 매대 앞에 쓰러져 있거나 벽에 기대 괴로워하는 모습으로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끌더군요. 사케의 천국이지요.
다른 분야의 힌트도 필요하다고요.
이곳에는 동해에 접한 일본의 항구 중 가장 큰 곳이 있지요. 광복 후 재일교포 북송선을 떠나보낸 비정의 항구이자 일본 납북자들의 상징인 요코다 메구미의 고향이기도 하지요.
사도 오사도호텔의 노천온천. 정면은 동해바다.
지진이 잦은 일본에서 이곳은 최근 가장 주목받는 지역이랍니다. 지금까지 지진은 대도시를 낀 태평양 변이 특히 위험하고 그 반대편인 동해 쪽에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생각했지만 수년 전부터 주기적으로 대형 지진이 발생해 일본 열도가 충격을 받았답니다.
황선홍 이후 11년 만에 한국인으로서 두 번째 J리그 득점왕을 노리며 조광래호에 승선한 신예 조영철 선수가 속한 프로 축구팀이 이곳에 연고를 두고 있지요.이제 마지막 힌트입니다.
일본에 첫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탐미주의자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의 배경이 바로 이곳입니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니 설국이었다'로 시작하는 첫 문장은 아주 유명하잖아요.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1시간10분이면 도착하는 이곳은 어디일까요.
정답은 니가타(新潟)현입니다. 마쓰리(축제)의 나라 일본에서 전국 마쓰리가 한데 모이는 '지역 전통 예능 전국 페스티벌'이 지난달 성대하게 펼쳐진 니가타현을 둘러보았습니다.
900년 전통 '다카한'…36대째 운영 중
연중 국내외 관광객 발길 줄 이어
■'설국' 배경 유자와 마을 '다카한'
소설 속 여주인공 고마코의 실제 모델이 됐던 게이샤 마쓰에의 빛바랜 사진이다. 소설 속에 그려진대로 미모의 여인이다.
그 사연이 실린 신문기사 또한 볼 수 있다.
다른 각도에서 본 모습.
- 금광에서 지금은 따오기 섬으로 더 유명한 사도
- 사금채취 체험 가능한 골드 파크, 日 자부심이 담긴 따오기보호센터
- 타악기 '고도'의 울림 느껴볼 '사도다이코 체험교류관'
- 오기항에선 '다라이부네'라는 대야모양 나무 통배 탈 수 있어
복원사업은 일본이 훨씬 앞서 있다. 한국은 2008년 중국에서 따오기를 도입해 이제 겨우 인공번식을 처음 성공했지만 일본은 1990년대부터 이미 인공번식에 공을 들여 개체 수를 160여 마리로 늘렸다. 최근에는 자연방사와 자연번식을 시도하고 있는 단계이다.
물이 투명해 수중투시선을 타고 배 밑 창을 통해 바닷속도 볼 수 있다.
수중 투시선.
일본 최고의 쌀과 맑은 사케 그리고 눈(雪)을 두고 하는 말이다. 양조장이면
양조장, 농업이면 농업과 같이 가업과 직업에 대한 소명 의식이 뚜렷하게 유지된
결과이다. 지역 특산품에 대한 애착도 한몫했다. 일본 최고의 사케와
고시히카리 쌀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닌 것이다.
가는 곳마다 사케진열대가 있다.
벽면에 위치한 사케 자판기 앞의 사케을 응시하며 뭘 고를까 고민하고 있다.
햅쌀의 입하를 알리는 플래카드.
진열된 것도 있었다. '신미입하(新米入荷)'라 적힌 붉은색 플래카드와 함께.가격은 엔환율 탓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꽤 비싸다. 최고로 치는 우오누마산 유기농 재배 고시히카리는 2㎏에 2350엔(약 3만2000원)이니 국내 보통 쌀의 8~9배 가격이다.
니가타현 (2)편 '雪國' 유자와마을…긴 터널 빠져나오자 그가 반긴다 http://hung.kookje.co.kr/506
니가타현 (3)편 日니가타의 보석같은 섬, 사도 http://hung.kookje.co.kr/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