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원한 사랑 인숙씨에게
5월의 장미가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그대를 처음 만났던 그날 대학 캠퍼스 에도 장미향기가 가득하였습니다. 푸르른 하늘에 젊은 웃음이 메아리치는 가운데 친구들과 어울려 걸어가던 그대의 모습이 유난히 내 눈에 들어왔던 것은 아마도 인연이 되려고 그랬었나봅니다.
과대표의 소개로 그대와의 첫 만남을 가졌고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착한 눈빛, 해맑은 웃음, 나의 한 마디 한마디 실없는 조크에도 크게 웃어주고 맞장구를 쳐주어 오래 사귄 친구처럼 마음이 편했었지요.
어떤 격식이나 체면 차림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솔직하고 담백한 모습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그렇게 5월의 장미꽃다발처럼 그대는 나의 마음에 사랑의 불을 질렀고 그해 겨울 우리는 드디어 결혼을 했습니다.
그렇게 단칸방에서 소꿉놀이처럼 시작했던 우리의 결혼생활이 벌써 17년이란 세월이 흘러 큰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었고 둘째가 중학생이 되었네요. 어느 날 딸들의 모습이 어쩜 당신의 처녀 때 모습과 똑같은지 깜짝 놀랐다니까요. 늘 한결같이 내 곁에서 변함이 없는 당신이기에 당신이 이렇게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깜빡 잊었습니다. 딸들의 모습 속에서 당신의 예전 모습을 발견하니 정말 새삼스럽고 그때로 되돌아간 것 같아 마음까지 설레이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네요.
몇 년 전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한 당신이 퇴근을 하면 여기저기 쑤시고 저리고 쓰리고 아프다고 할 때마다 저는 안쓰러운 마음에 당신의 손, 발, 발바닥, 어깨, 허리, 종아리, 궁댕이... 막 주물러 줍니다. 여기저기 주물러 주면 마사지 효과가 있어서 아픈 것이 가라앉고 피곤도 풀린다는 말을 듣고 용기를 낸 것입니다.
당신은 주물럭거리는 손에 조금이라도 힘이 들어가면 성의가 없다며 타박을 하지만 남자 손 가지고 어떻게 여자손처럼 부드럽게 주무르겠습니까? 그래도 사랑의 마음 팍팍 담아서 열심히 주무르고 있으니 내 마음을 받아 주시오.
그동안 우리 참 열심히 살았습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을 불평 한마디하지 않고 항상 웃으면서 슬기롭게 잘 내조해준 당신에게 묵둑둑한 남편은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했지만 오늘은 용기를 내어 조그맣게 혼잣말을 해 봅니다.
"인숙씨! 참 고마워. 사랑해"
당신과 함께 무덤까지, 저 하늘나라까지 함께 걸어갈 남편 올림
-ps. 온 몸이 오글오글 오그라지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에는 매번 장난처름 글을 썼는데 오늘은 진지한 모드로 써 보았습니다. 진심입니다.
ㅎㅎ 편지쓰기 대회 응모글입니다.^^
뭐라도 받으면 다 당신에게 상납할께...ㅋㅋ
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어서 또 고마워요!
마지막까지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최선을 다해
충성스럽게 감당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