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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엑스트라는 없습니다.

누가복음 허태수 목사............... 조회 수 1921 추천 수 0 2013.04.10 19:3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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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눅2:8-14 
설교자 : 허태수 목사 
참고 : 2012.12.21 성암교회 http://sungamch.net 

 크리스마스에 엑스트라는 없습니다.  
눅 2:8-14

8절에서,“지키다”라는 단어는 목자들이 양들을 방목할 때 야간 경비를 서듯이 도둑이나 들짐승들로부터 양떼를 지키는 것을 말합니다.“들에서(밤을)새우다”는 문자대로 풀이하면“들판을 안뜰로 만든다”,“들을 집 삼아 지내다”라는 뜻입니다. 그들은 참 춥고 힘들었을 것입니다.

성탄의 기쁜 소식은 왕궁의 화려한 옷 입은 사람들에게가 아니라, 그렇게 빈들에서 고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시작되었습니다. 잘나고 성공한 사람, 가득 채워진 사람보다는, 지금 실패를 경험하고 빈손이 되어 마치 빈 들판에 서 있는 사람들과 같은 이들에게서 시작된 겁니다.

흔히 우리는 예수 부모가 여관을 구하지 못해서 마구간에서 아기 예수를 낳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시 베들레헴에는 여관이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7절에 나오는 여관이라는 단어는 오늘날의 ‘여관’이 아니라 개인 집의 객실을 의미합니다. 손님을 위한 빈 방말입니다. 그리고 구유는, 마구간이 아니라, 짐승의 먹이 통입니다. 언젠가 드린 말씀이지만, 이스라엘의 가옥 구조는, 농촌의 가옥 구조는 난방을 위해 사람과 짐승이 한 공간에 살았습니다. 조금 낮은 곳에는 짐승이 살고, 무릎만큼의 턱 위로는 사람이 사는 그런 구조였습니다. ‘구유에서 태어났다’는 표현은 이와 같은 열악한 가옥 구조를 말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2세기의 전승에 의하면, 아기 예수의 탄생 장소가 동굴이라고 합니다. 예레미아스는 빈들의 목자들이 바로 아기 예수가 태어난 동굴의 주인이었다고 주장합니다. 예수의 부모는 먼 길에 지쳐 있었고 갑자기 해산을 해야 하는 위태로운 처지였습니다. 그들이 어렵게 구한 곳은, 짐승의 우리일 수도 있고 동굴일 수도 있는 곳, 춥고 황량한 곳이었을 것입니다.

제2차 대전 후 독일전범자 재판정에 한 증인이 출정했는데 그는 폴란드 비르나의 유대 공동묘지에 피신해서 살아난 유태인이었습니다. 그의 증언에 의하면, 그 지대의 유태인은 모두 학살당하고 오직 그 묘지에 숨은 자들만이 살아남았습니다. 그런데 이 무덤 사이에 피신하고 있는 동안 한 여인이 아들을 해산했습니다. 그때 80세가 된 무덤지기 노인의 도움으로 순산했는데, 그 어린 것의 첫 울음소리를 들었을 때 노인은 이런 기도를 올렸다고 합니다.

“크신 이여, 마침내 당신은 우리에게 메시아를 보내 주시는 것입니까? 메시아가 아니면 누가 무덤 속에서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죽음의 세력이 삶을 삼키려고 위협하는, 바로 거기에 성탄이 있습니다. 참 생명의 탄생은 어떤 칼도, 권력도, 불의도 저지하지 못합니다. 성탄은 바로 이런 사건입니다. 성탄은 이벤트가 아니고 ‘사건’입니다. 인간의 역사가 불의로 난무하여 그 종국에 이르렀을 때, 그 아래에서 약하고 억눌린 자들이 죽음의 공포에서 절규하며, 새로운 시대, 새 주인을 갈구하는 그런 한복판에, 역사의 밖에서 역사의 안으로 아기 예수가 침입해 들어온 사건이라는 말입니다.

흔히 표적이라고 하면 뭔가 비범한 것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12절에서, 천사는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뉘어 갓난아기가 그들에게 주는 표적이라고 합니다.

당시 사회에서 세상에 정의와 평화를 가져다주는 구세주는 로마 황제였습니다. 즉, 힘이 세상의 정의와 평화의 척도였습니다. 요즘은 돈이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그의 찬란한 왕좌에 대응하는 구세주의 표적이 갓난아기입니다. 아기 예수에게는 권위도 무력도 없으며 화려한 왕관도 없습니다. 돈도 물론 없습니다. 그에겐 온유와 평화가 있을 뿐입니다. 로마의 평화가 무력과 정복으로 이룩된 것이라면, 하나님의 평화는 가장 높은 곳에 계시는 하나님이 가장 낮은 곳 빈들에 아기 예수로 오시는 데서 이룩되는 평화입니다. 이것이 바로 빈들의 목자들에게 침투해 온 평화입니다.“가장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주께서 기뻐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로다”(14절)라는 말은 그들만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왕궁의 헤롯은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습니다. 그에겐 로마의 평화만 있었기에 이 세상에 다른 평화를 가져오는 아기 예수를 죽이려고 한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목자들은 크리스마스의 엑스트라들이 아니라 주연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기 예수 없는 크리스마스가 있을 수 없듯이, 빈들에서 밤을 지새우며 새벽을 기다리는 목자들이 없었다면 성탄과 평화의 메시지는 공허한 것이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교회는 해마다 성탄을 축하하고 구유에 누인 아기를 축하하면서도, 수백억짜리 건물을 세우고 화려해짐으로써, 결국 목동들은 얼씬도 할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렸고, 구유에 누인 아기 예수는 하나의 동화로 취급되고 있지 않습니까? 주어도 사라지고 목적어는 상실되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서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모든 것이 다 채워져 있고 다 이루었다고 한다면, 우리는 아기 예수를 기다리지도 않을 것이요, 그가 우리에게 올 수도 없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빈들에서 목동들과 함께 있고, 겸허한 마음으로 오늘 우리 자신만의 구유를 간직할 때, 아기 예수는 우리에게 오실 것입니다.

어느덧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금세 지나간 듯하고 지난 한 해 한 일이 뭔가 싶기도 합니다. 나의 삶이 주님 앞에 서기에 너무 부끄럽고 내세울 것이 없다는 느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그래서 자신은 성탄을 맞이할 자격이 없다고 느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의 그 부족함, 그 약점, 그 못난 점이 오늘 나의 구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바로 그것 때문에 내게 아기 예수가 오셔야 하고 성탄이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부족한 그 점이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여유를 주고 숨을 쉴 수 있게 해 줄 수도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너무나 잘 나고 꽉 차 있었기 때문에, 예수는 그 기득권자들이 사는 곳에서 태어나실 곳이 없어서, 짐승의 먹이통에서 태어나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기 예수의 탄생은, 빈들에 서 있는 사람들, 즉 뭔가 부족한 사람들에 대한 전면 긍정을 의미합니다. 그들의 승리 선언이요 새 출발입니다.

크리스마스가 동지 지나서 해가 길어지고 낮이 밤을 이기기 시작하는 시점에 있는 것도 의미가 깊습니다. 이 세상 달력으로는 연말이지만, 빈들에 선 우리에게는 크리스마스는 시작입니다. 우리는 세상 달력과는 다른 달력이 있습니다. 아기 예수의 탄생으로 시작하여 부활절과 성령 강림절을 지키는 것이 우리의 달력입니다. 빈들에 선 우리에게는 성탄절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빛이 어둠을 이기기 시작한 것이고, 예수의 평화가 로마의 평화를 지배하기 시작한 기점입니다. 남들은 연말에 가서 결산해 보아야 성공인지 실패인지 알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크리스마스 소식, 즉 전면 긍정과 승리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우리는 나중에 승리할 것을 믿고 사는 것이 아니라, 이미 크리스마스의 소식과 함께 승리를 선언하고 그것을 축하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오늘 성탄을 축하하며 예배드리는 여러분 모두에게, 한 해를 돌아보며 자기를 주님 앞에 세우고 스스로 빈들에 서 있다고 고백하는 여러분에게, 아기 예수가 탄생하시는 기쁨이 충만하기 바랍니다. 아기 예수께서 주시는 환한 빛이 언제나 여러분 가운데서 타오르며 여러분의 온 존재를 환하게 밝혀 주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기쁜 성탄을 축하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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