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김광현이 그리는 인간의 무의식, 그리고 무드셀라 증후군
2013. 06.19(수) 10:07
[티브이데일리 헬레나의 그림이야기]
‘무드셀라 증후군’에 대해 들어 보셨나요? 지난 과거는 항상 아름답고 좋으며, 언젠간 돌아가야 하는 마음의 고향으로 생각하는 현상을 무드셀라 증후군이라고 하는데요. 흔히들 말하듯, 첫사랑이나 옛 연인과의 기억들은 시간이 갈수록 머릿속에 좋은 것들로 각인되죠? 이렇듯 지나간 일에 관해서는, 아픈 기억은 지워버리고 좋은 것만 기억하게 되어 언제나 과거는 좋고 그리운 것으로 남아 있게 됩니다.
작고한 작가들의 작품이 ‘명화’로 칭송받으며 그 희소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나, 수년간 인터넷 상에서 불고 있는 사람 찾기 바람, 그리고 집권하고 있는 정권을 계속적으로 선택하는 것 또한 이 무드셀라 증후군과 연관 지어 생각할 수 있는데요. 김광현(31) 작가의 작품에서는 이렇듯 과거를 미화시키며 그리워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하나의 원형적 상징성을 띤 오브제들에 투영되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광현 작가 작품의 주된 오브제는 사람의 얼굴 형상을 한 존재들인데요. 작가에 따르면, 이들은 사람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고, 남녀 구분이 돼 있긴 하지만, 화장을 한 것만 빼놓고 보면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특정 개인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인간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인중이 길어 외로워 보이는 이미지를 가진 이들은, 얼핏 보면 원숭이처럼 보여 어떤 존재들보다 똑똑한 듯 보이지만 뒤에서 조종당하기 쉬운 존재인 인간을 희화화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죠? 또한 왠지 모를 슬픔이 가득한 듯 보이기도 하는데요. 김광현 작가는 이들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응어리 같은 것들이나, 누구나 가지고 있는 미련, 그리고 끝없는 감정의 반복과 같은 것들을 표현하려 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끊임없이 그리워하고, 은연중에 좋은 기억을 그렇지 않은 기억보다 많이 남기려고 하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대한 무의식적인 갈망 때문이 아닐까요? 이렇듯 자기도 모르게 지나간 것을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심리를, 김광현 작가는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들의 생각을 지배하는 ‘무의식’의 작용으로 표현하고 있는데요.
무드셀라 증후군의 원인이라고도 볼 수 있는 인간의 무의식은, 사람들이 의도하지 않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하게 되는 행동을 통해 일상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데요. 한 손으로는 한 쪽 눈의 속눈썹을 올려주고 한 손으로는 한 쪽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주는 노란색 고양이의 등장은, 사회 통념에 따라 무의식적으로, 또 수동적으로 행하게 되는 일련의 행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혹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특정 행위를 하고 있지만, 본인의 감정은 꼭 그 행동을 좇지 않을 수도 있죠? 작가는 ‘얼굴은 뇌를 감싸고 있는 보자기’라는 말로 작가노트의 서문을 시작하며, 얼굴이라는 보자기를 장관하는 ‘생각’이라는 것이 과연 각 사람의 순수한 소유물일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 뇌 속의 의식은 1%도 우리가 삶을 살아가며 행하게 되는 것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인데요.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거의 대부분의 순간들은 개개인의 무의식에 의해 지배받고 있다는 것이죠. 이 세상은 어쩌면, 의식의 가면을 쓴 무의식의 에너지로 굴러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인간의 무의식에서 비롯된 생각들은, 더 깊이 들어가면 무드셀라 증후군 뿐 아니라 더욱 다양한, 하지만 우리가 미처 깨닫고 있지 못하는 심리적인 증상들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늘 우리와 함께 하지만, 미처 자각하고 있지 못했던 무드셀라 증후군과 같은 무의식의 작용들을, 김광현 작가가 앞으로도 본인이 만들어내는 원형적인 상징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티브이데일리 헬레나 (문화예술 칼럼니스트) faithmyth@hanmail.net/ blog.daum.net/faithmyth]
출처 http://tvdaily.mk.co.kr/read.php3?aid=1371604076527464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