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티일기706】좋은시
소설은 글을 풀어서 길게 쓰는 문학이고 시는 글을 압축하여 짧게 쓰는 문학입니다. 시 한편을 엿가락처럼 길게 늘어놓으면 소설 한 권이 되지요. 시인은 그 소설 한 권을 한쪽 시로 압축해버립니다.
소설가들은 시인들을 향해 글을 쉽게 쓴다고 하고, 시인들은 소설가들을 향해 글을 너무 헤프게 쓴다고 합니다. 그러나 알고 보면 시인들이 시 한편을 쓰기 위해 얼마나 고뇌하는지 모릅니다. 결코 시를 쉽게 쓰지 않습니다. 소설가들 또한 치밀한 구상을 통해 소설을 쓰기 때문에 결코 글이 수도꼭지에서 물 나오듯 나오는 게 아니지요.
<오늘의 좋은시>는 한해 동안 발표된 시작품 중에서 좋은 시를 선정해 해설과 함께 엮은 책인데 오래전부터 1년에 한권씩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문학을 공부하는 이들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 좋은 시를 읽고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과서와 같은 책입니다. 이 책 한권을 읽으면 1년 동안 발표된 詩중에 액기스와 같은 시를 다 읽었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최용우 2014.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