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어여 어서 올라오세요

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김규항의 혁명은 안단테로]88만원 세대와 88억 세대

뉴스언론 김규항............... 조회 수 236 추천 수 0 2015.02.17 21:19:56
.........

[김규항의 혁명은 안단테로]88만원 세대와 88억 세대

     
파렴치한·철딱서니들이 멘토로 군림
청년 앞엔 비정규직·알바만 기다려
지금의 시대는 처절한 계급시대


경향신문
지난 몇 해 동안 한국에서 발간된 책 가운데 가장 파렴치한 책을 꼽는다면 단연 <아프니까 청춘이다>일 것이다. ‘청년의 지옥’이라 불리는 사회에서 기성세대의 한 사람이 청년에게 할 첫 번째 말은 ‘미안하다’여야 한다. 좀 더 사리분별이 있는 사람이라면 ‘현실을 바꾸자, 나도 함께하겠다’여야 한다. 그런데 아프니까 청춘이라니. 게다가 저자 김난도는 이른바 소비 트렌드의 권위자로서 매년 ‘트렌드 코리아’라는 책을 내는 사람이고 고급호텔에 사장들을 모아놓고 올해의 장사거리에 관한 세미나와 특강을 하는 사람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런 행태 자체를 비난할 건 없겠지만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동시에 소비는커녕 생존 자체가 암담한 청년들에게 그런 설레발을 친다는 건 섬뜩한 일이다. 어찌됐든 그는 청년들의 멘토로 군림했고 제 책을 300만부 넘게 팔아치웠다.

다행스러운 건 청년들이 더는 그런 유의 설레발을 받아들이지 않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혜민이라는 중은 얼마 전 제 페이스북에 정치와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는 건 자기 중심이 없어서라느니 따위 이야기를 했다가 격렬한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그는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책으로 큰돈을 벌고 유력한 문화자본가가 되었는데 이 또한 김난도의 것 못지않게 기막힌 책이다. 저야 미국 대학의 교수에 중이니 삶의 번민이나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멈추고 정리하면 되겠지만, 멈추고 싶어도 도무지 멈출 처지가 못 되는 사람들에게 그게 어디 할 말인가. 총각네 야채가게 사장 이영석은 몇 해 전 낸 책 <인생에 변명하지 마라>에 적은 ‘일을 가르쳐주는데 내가 돈을 받아야지 왜 주는가’ 따위의 내용이 새삼스레 비난을 받고 있기도 하다. 언급한 세 책들이 근래 출판시장에서 가장 약진했다 평가받는 한 출판사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며, 이 사회를 한때 휘어잡은 어떤 정신적 파행을 드러낸다.

어찌됐든 광장에 세워져 만인의 손가락질을 받아도 모자랄 파렴치한과 철딱서니들이 청년들의 멘토로 군림하며 그 얇은 지갑을 터는 일은 어려워지고 있다. 청년들의 의식 변화는 계속되고 있다. 디자이너 이상봉씨가 열정페이라는 이름의 노동 착취로 비난을 받고 사과를 한 건 물론, 조기숙씨는 갑질하는 고객 앞에서 무릎 꿇은 주차 알바 청년이 청년답지 못하다고 했다가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주목할 것은 그런 변화들이 불과 1~2년 사이에 급격하게 일어났다는 점이다. 청년들은 더는 자신이 처한 현실을 감추고 분칠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사실 열거한 멘토들이 파렴치함을 넘어 사악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건 그들이 부도덕한 사기행각으로 치부한 걸 넘어 청년들에게 자신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의도했든 안 했든 체제의 충직한 주구 노릇을 해왔고 그들의 영예와 안락은 그 대가였던 셈이다.

경향신문
멘토 사기꾼들의 활약이 여의치 않아진 상황을 대체하는 신종 사기는 ‘세대론’이다. <국제시장>을 둘러싼 논란을 비롯, 현재 청년들의 현실을 장년세대와 대비하면서 마치 장년세대가 알맹이를 다 빼먹어 버렸기 때문에 청년세대엔 쭉정이만 남았다는 식의 논리가 득세하고 있다. 과잉생산에 의해 불황과 공황을 반복하는 자본주의 본연의 생리를 감안하더라도, 현재의 청년 현실은 세대 착취의 결과가 아니라 더욱 극악해진 한국 자본주의의 반영일 뿐이다.

1997년 구제금융 사태 이후 20여년 동안 민주정권, 보수정권을 막론한 한국 경제정책의 뼈대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였다.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어야 경제가 살고 일자리도 창출되어 다 잘살게 된다는 논리다. 그러나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실제로 만들어낸 현실은 ‘노동하기 나쁜 나라’다. 정규직의 정리해고와 비정규직화를 중심 틀로 하는 노동유연화 정책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 순으로 조직력이 약한 노동 부문과 세대로 내려갈수록 모순을 강화했고 결국 노동의 출발점에 선 청년들 앞엔 비정규직과 알바만 기다리는 극단적 상황에 이르렀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현실은 기업의 두목들, 즉 몇몇 대기업 총수들이 정치도 법도 언론도 지배하는 사회의 왕이 된 것이다. 사회가 그 왕들의 의중에 의해 운영되면서 한국은 더욱 노동하기 나쁜 나라가 되고 있고 다시 그 극단에 청년들이 서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중요한 사실은, 그 청년들은 전체 청년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청년들이 모두 88만원 세대라는 말은 거짓말이거나 오해다. 한국 사회의 부의 편중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에 이르렀고 사회복지 공공부문 지출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다. 한국의 한 해 예산은 350조원가량인데 최상위계층 1500명이 300조원의 자산을 독점하고 무리없이 세습한다.

대다수의 청년이 88만원 세대인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극소수의 청년은 88억원 세대이며 심지어 그 일부는 888억원 세대다. 88만원 세대 청년들은 ‘노동하기 나쁜 나라’의 직격탄을 맞은 청년들이고 88억원 세대 청년들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수혜를 입은 청년들이다. 현재 한국은 소수의 88억원 세대 청년들의 건재를 위해 대다수 청년들이 88만원 세대로 살아야만 하는 사회다. 청년 문제의 진실은 세대가 아니라 계급, 철저하고 처절한 계급적 참상이다.

< 김규항 |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025 광고알림 전도+양육 컨퍼런스 교회돌봄연구소 2015-03-09 148
10024 광고알림 선착순 100교회, 사람책도서관 시스템 전격지원 사람책도서관 2015-03-09 111
10023 광고알림 영남지역 쉐마지도자클리닉 안내[3월 16일(월) ~ 19일(목)] 쉐마교육연구원 2015-03-09 111
10022 광고알림 영적 성장을 향한 첫걸음 집중세미나 국제제자 2015-03-09 104
10021 광고알림 몸이 아프신 보셔요 호산나 2015-03-08 211
10020 광고알림 <선교사 언어 교육원 > 2015년 4월 강좌 폴리목사 2015-03-08 317
10019 광고알림 낫또. 낫토. 나또의 놀라운 효능 두레박 2015-03-07 182
10018 광고알림 KCP특별영성세미나:사무엘 오르샤나 목사 말씀과능력 세미나(3/9-10) 밀알 2015-03-06 455
10017 광고알림 모든 성도를 품고 찾고 두드리게 하는 "두드림 전도 세미나" file 두드림전도협회 2015-03-05 237
10016 무엇이든 참존화장품 김광석회장의 간증 징검다리 2015-03-05 781
10015 무엇이든 [음성+글] 장태영 장로-정통기독교단를 향한 시급한 전도자 메시지:장례예배,추도예배,예배당 장례식장,베리칩외 다수 박노아 2015-03-03 143
10014 묵상나눔 오병이어 기적으로 하시는 말씀 원 무언 2015-03-02 198
10013 광고알림 KCP기도의 영성 세미나 밀알 2015-03-02 155
10012 광고알림 고대 최고경영자과정 1기의 유익15가지-장학혜택도있어요. 목사님 환영 소통전도,부흥사 2015-03-01 383
10011 광고알림 (토요일 오전 11시) 예언 상담 축사 치유 집회 세계선교치유센터 2015-03-01 118
10010 자료공유 자격증 정보 최용우 2015-02-25 220
10009 방명록 강대상과 꽃꽂이단, 강단의자4개 드립니다. 목동 2015-02-21 197
10008 광고알림 3월KCP영성훈련학교 : 다니엘 팟짜이판 목사 영성과 치유 집회 밀알 2015-02-21 234
10007 묵상나눔 다섯명의 여자들 이야기 원 무언 2015-02-18 361
10006 뉴스언론 [강상헌의 발칙해자]체덕지(體德智)가 옳다… 어쩌다 지덕체가 됐지? 강상헌 2015-02-17 632
» 뉴스언론 [김규항의 혁명은 안단테로]88만원 세대와 88억 세대 김규항 2015-02-17 236
10004 뉴스언론 [정동칼럼]사회복지세를 이야기해보자 오건호 2015-02-17 206
10003 묵상나눔 여리고성 앞에 선 사람들 원 무언 2015-02-16 215
10002 무엇이든 다문화가정에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교사 도전! 김정담 2015-02-16 179
10001 무엇이든 고혈압 잡는 DASH 식사법 5가지 TIP 헤럴드경제 2015-02-16 364
10000 칼럼수필 밥에 관한 시 모음 정연복 엮음 2015-02-16 740
9999 묵상나눔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원 무언 2015-02-15 252
9998 광고알림 품고. 찾고,두드리는" 탁월한 두드림 전도세미나 file 두드림전도협회 2015-02-12 230
9997 광고알림 정말로 섬기는 정치, 존경받고 성공하는 경영인, 목회자가 되려면 소통전도,부흥사 2015-02-12 179
9996 광고알림 (장학교육비 전액지원) 복지/심리/아동 외 20가지 상담사 자격증 안내 한국에듀센터 2015-02-11 124
9995 홈페이지 윈도우7 부팅시 사용자계정 선택 화면을 없애기 file cyw 2015-02-11 1738
9994 무엇이든 [한국교회 필독서1] 장례예배 신청과 집례에는 무슨 문제가 없을까? 박노아 2015-02-10 337
9993 무엇이든 [한국교회 필독서2] 조상제사와 추도예배는 무엇이 다른가? 박노아 2015-02-10 449
9992 무엇이든 [한국교회 필독서3] 성경의 명절예배와 명절추모예배는 무엇이 다른가? 박노아 2015-02-10 360
9991 무엇이든 메일책벌레 684호 미움받을 용기 마중물 2015-02-09 251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