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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안 든다고 긁어버리고 다시 흙을 입히는 못말리는 최고집

마음에 안 들면 엎어라

"불두화... 꽃은 이쁜데 말리니 꽃에서 청국장 냄새가 나네..."
꽃이 이뻐 이틀이나 불두화를 따러 다녔는데 막상 제다 해 보니 마음에 안 든 모양입니다. 아내가 불두화 두 바구니를 쓰레기통에 엎었습니다. 책에는 불두화로 차를 만드는 방법이 나와 있는데 막상 만들어보니 마음에 안 드는지 아까워하면서도 그냥 버립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냥 써도 될 것 같은데, 아내는 마음에 안 들면 아까워도 그냥 엎어버리더라구요.
햇볕같은집 방바닥에 황토를 까는데 울퉁불퉁 마음에 안 듭니다. 아내는 보기 좋은데 뭐가 이상하냐고 합니다. 아내가 집에 간 사이에 저는 삽으로 바닥을 긁어버렸습니다. 그냥 장판을 깔아도 되긴 하겠지만 제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방바닥을 밟을 때마다 제대로 깔지 못했다는 생각이 날 것 같아서 그냥 긁어내고 처음부터 다시 황토를 이겨 발랐습니다. 작업은 며칠 늦어지겠지만 그렇게 해야 방바닥을 밟을 때마다 제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요. ⓒ최용우 2009.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