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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 출처 : | http://www.cnews.or.kr/news/articleView.html?idxno=7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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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노믹스24] 균형가격 = 솔로몬 재판
김민홍 2021.03.15 주간<기독교>
“시장 균형가격은 수급량이 자동조절
넘침 모자람 없는 균형된 삶이 정도”
무슨 일이든지 한쪽으로 치우침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지나치게 기울면 혼란을 부르거나 부서지고 깨진다. 높은 건물은 지을 때부터 바닥을 단단히 굳게 다지고 편편하게 만든다. 레이저를 쏘거나 수평자로 균형을 잡는다. 바닥이 한 쪽으로 기울어지면 건물은 무너지는 등 안전사고를 부른다. 균형은 반듯하고 바름을 뜻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다. 공자가 제자 자공에게 한 말이다. 우리가 이 뜻을 더러 잘못 알고 있다. 지나침은 모자람보다 못하다는 뜻이 아니다. 반대로 지나친 것 보다 미치지 못한 것이 낫다는 뜻도 아니다. 지나침이나 미치지 못함은 미흡한 점에서는 서로 같다는 뜻이다. 균형감각, 중용을 강조한 말이다.
시장은 힘이 격렬하게 부딪치는 곳이다. 물건을 팔려는 공급자와 반대로 사려는 수요자가 한치의 양 보도하지 않고 팽팽하게 맞선다. 공급량이 뚝 떨어지면 생산자의 힘이 세지면서 상품값은 오른다. 반대로 공급이 갑자기 쏟아져 나오면, 시장의 힘은 수요자 쪽으로 기울면서 상품가격은 내려간다. 이래서 시장엔 흥정이 존재한다. 흥정은 값을 두고 밀고 당기는 밀당이다. 흥정은 상품가격의 균형을 잡아주는 과정이다. 흥정의 세계에는 힘의 논리가 지배한다. 힘 센 쪽이 가격 결정에서 항상 우위에 선다. 시장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변덕이 아주 심한 편이다. 시장 안팎을 둘러싼 생산과 소비 환경은 수시로 변한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늘 물건이 남아돌거나 아니면 모자란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초과수요와 초과공급 현상이라 말한다. 가격은 초과 공급량과 수요량을 조절하는 기능을 하면서 균형을 유지한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만족하는 가격을 만들어 준다. 이를 균형시장이라 한다.
아기 엄마를 가리는 재판을 두고 솔로몬의 지혜라 부른다. 솔로몬은 이 재판에서 균형의 논리를 빌려왔다. 열왕기상 3장은 이 재판을 재미나게 기록했다. 두 창녀가 같은 집 안에 살았다. 두 여인은 사흘 간격으로 아들을 각각 낳았다. 묘하게도 한 아이가 갑자기 죽었다. 누구 아들이 죽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현장을 본 사람이 없어서이다. 여기까지가 팩트 fact다. 문제는 두 여인의 다툼이다. 살아남은 아들이 서로 자기 아이라고 우겨서다. 이웃집 사람들도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두 여인의 주장이 하도 팽팽하게 맞서 진짜 엄마를 가려낼 수 없었다. 두 여인은 솔로몬 법정에다 호소했다. 솔로몬 왕 앞에서도 두 여인은 서로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A여인은 자신의 아이가 바꿔치기 당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잠이 든 틈에 B여인 몰래 와서 A여인 곁에서 자는 아들을 훔쳤다. 그리고 죽은 아들을 A의 품에 누이었다는 것이다. A여인은 아침에 젖을 먹이려 보니 아이가 죽어 있었고 자신이 낳은 아들이 아니었다. A여인은 “B여인이 자기 아들을 깔고 눕는 바람에 죽었다.”고 말했다. B여인은 A여인의 진술을 전면 부정했다. 아이를 포기할 수 없어서이다. B여인은 오히려 죽은 아들이 A여인의 아들이며, 산 아이가 자기 아들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솔로몬도 헷갈렸다. 분명히 두 여인 중 한 여인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요즘처럼 DNA 검사도 할 수 없었다. 누가 산아들의 엄마인가?
솔로몬은 칼을 가져오라고 했다. 산 아이를 절반씩 똑같이 나눠 주라고 판결했다. 그러자 한 여인은 아이를 죽이지 말고 상대 여자에게 주라고 솔로몬왕께 사정했다. 반대로 다른 여인은 왕의 명령대로 공평하게 아이를 절반으로 나누어 달라고 했다. 비정한 엄마다. 그러자 솔로몬왕은 아이를 살리려는 여인이 진짜 엄마라고 판결했다. 결국 아이는 죽지 않았 을 뿐 아니라 진짜 엄마를 찾아주었다는 판결이다. 이 재판 스토리는 솔로몬의 위대성과 지혜를 칭송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이 재판은 흠결을 다분히 안고 있다. 두 여인의 심문과정과 현장조사 증거 및 증인조사 등이 미흡하다. 또 판결이 다소 비정하다. 타협점을 모색한 노력 등도 보이지 않는다. 사려 깊지 않다. 이 재판은 단지 모성애에 호소한 판결로써 절묘한 한 수임에는 틀림없다. 또 판결의 논리로 빌려온 절반씩 가지라는 균형감각이 지혜롭게 돋보였다고 할 수 있다.
시장의 본질은 자유와 균형이다. 가격은 비록 일시적으로 깨지더라도 스스로 균형을 잡아간다.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균형을 잡는 시간이 더디거나 길어지는 수는 있다. 상품의 가격체계가 무너지고, 시장이 일시적이나마 혼란에 빠지고 붕괴 직전에 직면 하기도 한다.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시장질서와 동향을 늘 살핀다. 공급자와 수요자가 저지르는 인위적인 물량조절이나 가격 왜곡행위를 가려낸다. 정부가 시장의 균 형 가격 회복에 개입하는 셈이다. 정부는 가격 규제를 즐겨 사용하는데 방안은 두 가지가 있다. 상품 가격하한제와 가격상한제이다. 가격상한제는 종전 균형가격보다 낮게 상한선을 긋고, 그 이상 값을 못 받도록 단속한다. 예를 들면 대부업체의 이자상한제나 아파트 분양가상한제다. 한국은 대체로 새 아파트가 오래된 아파트보다 시세가 낮다. 아파트 청약열풍은 이래서 일어난다. 가격하한제는 이와 반대다. 시장 균형가격보다 높게 책정한다. 최저임금제가 여기에 해당된다. 정부가 노동력 제공자인 근로자들 임금을 올려줄 요량으로 하한선을 두는 제도이다. 최저임금은 시장 균형시 세보다 높게 긋는다.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 균형가격보다 높아 임금을 더 지불하는 셈이고 근로자는 종전보다 이득을 본다. 정부는 균형가격 유지를 위해 시장에 나오는 물량을 규제하기도 한다. 시장에 물량이 넘쳐 가격이 뚝뚝 떨어지면 공급량을 정책적으로 줄여 균형가격을 도모한다. 택시의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시중 택시 대수가 많아져 수입이 떨어지자 정부가 택시를 사들여 면허를 죽이는 방법을 쓰고 있다. 또 초과수요를 줄일 요량으로 특별소비세 등을 매겨 균형시장을 유도한다.
시장은 균형을 멀리하려 든다. 항상 공급과 수요량도 들쭉날쭉하다. 모자람과 넘침이 존재한다. 이래서 틈새가 벌어진다. 생산자와 수요자는 이 틈새가 바로 먹잇감이다. 가격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수급의 틈새를 메우며 균형을 다지고 시장을 안정시킨다. 솔로몬은 재판의 논리로 균형을 빌려왔다. 가짜와 진짜는 균형감각으로 가려냈다. 우리의 삶에도 균형이 잡혀야 한다. 삶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일상은 불안하다. 당근과 채찍이라 했다. 책망과 사랑은 균형을 이뤄야 한다. 지갑의 돈도 비우면서 채우는 균형을 이루고, 우리의 내면은 약하면서 강한 의지로 사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균형이 정도正道다. J
김민홍 cnews19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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