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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일기261-9.18】 어떻게 해 줄 수가 없다
비학산을 화암사 방향으로 올라가는데 화암사 근처 숲속에서 늙은 치즈 고양이 한 마리가 숨을 가쁘게 쉬고 있었다. 파리들이 달라붙어 있는 것이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딱히 다치거나 약을 먹은 것 같지는 않다.
힘겹게 고개를 들고 지나가는 나를 쳐다보는데, 내가 고양이를 위해 해 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 “잘 가시게.” 마지막 인사를 해주고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났다.
교회 가는데 동네 주차장에 세워놓은 우리 차 뒤쪽으로 베롱꽃이 많이 떨어져 있다. 어젯밤 바람이 불어서 떨어진 것 같다. 이 또한 꽃의 마지막 순간 아닌가. 떨어지는 꽃을 위해 내가 해 줄 것이 딱히 없다. 이렇게 사진이라도 찍어 주는 것이 꽃을 위한 나의 최선의 배려이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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