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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일기107-4.17】 모자
내 얼굴 모양은 모자와 조합이 잘 안 되는 스타일이라 식구들이 모자를 못 쓰게 한다. 범인 같다느니 수배자 같다느니... 어찌어찌 해서 그나마 써도 순하게 보이는 모자를 어떤 목사님이 줘서 그동안 잘 썼는데 식당에다 깜빡 놓고 나와 버렸다.
“나는 지은 죄가 많아서 하늘이 부끄러워... 그러니 모자로 잘 가려야 돼...” 라고 주장하면서 이-마트 갈 때마다 모자 가게 앞을 떠나질 못하였다.
그러다가 드디어 맘에 드는 모자 하나 발견하였다. 식구들은 떨떠름해 하였지만, 그래도 그나마 수많은 모자들 중에 가장 나은 것 같아 이 모자를 카트에 담았다.
색깔이 좀... 멀리서 보면 똥을 머리에 이고 다니는 것 같지만 그래도 제가 무서워 보이지는 않죠? 그럼 된거에요.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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