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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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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2786.<사랑 아니면 두려움/분도>
93.노자처럼
큰일이다. 만나기로 한 장소에 먼저 가 있을 참이었는데 엉뚱한데 앉아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맞아. 거기가 여기서 지척이지. 걸어가면 될 것을 멍청하게 오지도 않는 차를 기다리고 있다니’ 하는 생각이 들어 뛰다시피 화물차 정거장으로 걸어간다. 저만큼 차가 서 있고 집사람이 차 곁에서 기다리고 있다. 미안한 마음으로 숨 가쁘게 달려간다. 걸상에 앉아 있는 화물차 늙은 기사가 한마디 한다. “천천히 하시오. 노자老子처럼 생각합시다.” 집사람도 웃으며 “괜찮아요. 노자처럼 생각해요” 라고 말한다.
열린 화물칸에서 철제 침대를 맨손으로 번쩍 들어 내려놓는다. ‘아니, 내가 이렇게 힘이 센가?’ 속으로 놀란다. 하지만 그 순간의 고마운 마음에 견주면 아무것도 아니다. 화물차 늙은 기사가 고맙고, 웃어주는 집사람이 고맙고, 천지 사 방이 온통 고맙다. ‘노자 죽은 지 수천 년인데 여전히 살아서 참 좋은 일 많이 하시는구나. 과연 신선으로 몸을 바꾸어 승천하셨구나’, 고맙고 고마워 눈물이 나려고 한다. 그러다가 문 여는 소리에 꿈에서 깨어난다.
효선이 방으로 들어오며 활짝 웃는다. 생각보다 말이 먼저 나온다. “하느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예, 노자를 말로만 하지 않고 노자처럼 생각하며 살겠습니다. 아니, 그렇게 살도록 저를 도와주십시오. 아멘.”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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