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육식에서 채식으로

임의진 임의진 목사............... 조회 수 33 추천 수 0 2018.11.28 23:45:48
.........

l_2016122901003990400325101.jpg

닭과 오리들이 ‘살처분’되고 있다. 이건 정말 대학살극이라 해야 맞겠지. 모두 인간의 육식 습성을 유지하려고 기르던 불쌍한 식용 가축들이렷다.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이 재앙, 이 죄악을 막을 길은 정녕 없는 걸까. 한없이 미안하고 죄스러운 일이다. 다른 나라들도 이러는지 잘 모르겠는데, 가슴이 찌릇찌릇 아프고 참 많이 속상하다.

닭과 오리를 기르던 시절이 있었다. 어린 나는 아침이면 달걀보다 배나 큼지막하고 새하얀 오리알을 집어 들고서 엄마에게 쪼르르 달려가곤 했었다. 목사관에 딸린 가축우리엔 닭, 오리, 토끼 말고도 염소까지 길렀지. 뿔 달린 염소는 자꾸 나를 쿡쿡 찌르거나 밀쳤다. ‘참피온’이라 불리던 염소 대장은 뿔 자랑을 시도 때도 없이 해댔다. 첨탑 가까이엔 여러 마리 집비둘기도 길렀어. 비둘기들은 멀리 날아갔다가도 오후면 집에 돌아오고 그랬다. 오리떼를 뒷개울에 풀어놓기도 했는데 그들도 비둘기처럼 저녁마다 귀가를 했다.
닭을 잡거나 오리를 잡는 일은 매우 특별한 날. 아버지의 선후배 목사님들이 오거나 집안 어른들이 찾아올 때. 어른들은 유쾌한날이었지만 나는 슬픈 이별의 날이었다. 지금껏 고깃살을 그닥 찾아서 배부르게 즐기진 않는다.
나는 콩을 심기도 하고 두부를 좋아해 두부 요리를 즐긴다. 두부김치에 둘러앉으면 몇 순배를 마셨는지 막걸리가 동이 나고 없어져. 담양천변 국수거리에 가면 두부김치가 으뜸 안주. 평소 두부를 잘 먹지 않던 이들도 그 평상에 앉으면 두부김치를 찾게 된다. 두부찌개에단 강진 구강포나 장흥, 완도 뻘구덩에서 건진 바지락을 넣어야 제맛이 난다. 김치찌개를 끓일 때도 두부 한 모 썰어 넣으면 김치와 두부가 조화를 이루어 군침 넘어가게 만들지.
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이 도는 얼마 동안이라도 집집마다 식단을 바꾸게 될 터. 연중 닭과 오리고기를 탐하고 사는 것도 죄가 되는 일이겠다. 완전히는 어렵더라도 육식 습관에서 조금이나마 놓여나는 계기를 삼았으면 싶다.
임의진 목사·시인 2016.12.28


댓글 '1'

나무

2018.11.28 23:48:50

그래도 미국사람들 보다는 우리가
훨씽 고기를 덜 먹어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820 이현주 성전의 장사치들 (막11:15-19) 이현주 2022-06-13 11
11819 이현주 무화과나무1 (막11:12-14) 이현주 2022-06-13 12
11818 이현주 예루살렘 입성(막11:1-11) 이현주 2022-06-13 8
11817 이현주 여리고의 맹인 (막10:46-52) 이현주 2022-06-13 11
11816 이현주 빛나는 자리 (막10:35-45) 이현주 2022-06-13 19
11815 이현주 죽음과 부활 예고(막10:32-34) 이현주 2022-06-13 8
11814 이현주 211.부자와 낙타(막10:23-31) 이현주 2022-06-13 16
11813 한희철 자기 집이 없으면 한희철 2022-06-09 25
11812 한희철 동네 한 바퀴를 돌다보면 한희철 2022-06-01 21
11811 이현주 영생의 길(막10:17-22) 이현주 2022-05-27 40
11810 이현주 어린 아이 안수(막10:13-16) 이현주 2022-05-27 19
11809 이현주 이혼과 간음(막10:1-12) 이현주 2022-05-27 23
11808 이현주 반대하지 않는 사람 (막9:38-50) 이현주 2022-05-27 14
11807 이현주 누가 가장 크냐 (막9: 33-37) 이현주 2022-05-27 14
11806 이현주 죽음 예고(막9:30-32) 이현주 2022-05-27 7
11805 이현주 벙어리 귀신(막9:14-29) 이현주 2022-05-27 10
11804 이현주 산에서 본 것(막9:9-13) 이현주 2022-05-27 11
11803 이현주 변화산 (막9:2-8) 이현주 2022-05-27 17
11802 이현주 201.자기 십자가 (막8:34-9:1) 이현주 2022-05-27 14
11801 한희철 새와 인간 file 한희철 2022-05-25 28
11800 한희철 말하는 개구리 한희철 2022-05-18 37
11799 이현주 베드로를 꾸짖으심 (막8:31-33) 이현주 2022-05-16 15
11798 이현주 나는 누구냐? (막8:27-30) 이현주 2022-05-16 12
11797 이현주 맹인 (막8:22-26) 이현주 2022-05-16 7
11796 이현주 걱정하는 제자들 (막8:14-21) 이현주 2022-05-16 8
11795 이현주 하늘의 표적 (막8:11-13) 이현주 2022-05-16 7
11794 이현주 사천명을 먹이심 (막8:1-10) 이현주 2022-05-16 7
11793 이현주 귀먹은 반벙어리 (막7:31-37) 이현주 2022-05-16 7
11792 이현주 여인의 딸 (막7:24-30) 이현주 2022-05-16 9
11791 이현주 사람을 더럽히는 것(막7:1-23) 이현주 2022-05-16 8
11790 이현주 게네사렛 (막6:53-56) 이현주 2022-05-16 8
11789 한희철 그런 얘기 고만해요 한희철 2022-05-10 27
11788 한희철 방탄조끼 입고 씨 뿌리는 농부들 한희철 2022-05-04 25
11787 이현주 물 위로 걸어오심 (막6:45-52) 이현주 2022-05-03 29
11786 이현주 오병이어 (막6:30-44) 이현주 2022-05-03 24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