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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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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4.<과노긔이야기35/드림>중에서
하나님의 축복
낙원에서 쫓겨난 아담과 하와는 메마른 땅에 집을 짓고 땀 흘려 먹을 것을 장만해야 했다. 아담은 밭을 갈았고 하와는 길쌈을 했다. 둘이 해마다 자식을 하나씩 낳았다.
세월은 흘러 자녀가 열 넷이 되었다.
하루는 누가 문을 두드려서 열어보니 거기 하느님 아버지가 서 계셨다. 아담이 얼른 하느님을 방 안으로 모셨다. 하와가 차려 드린 음료수를 마신 다음, 하느님이 “고맙다. 자식들은 어디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아담이 부르자 가까이 있던 일곱 자식이 달려 왔다. 하느님이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이리들 오너라. 내가 복을 빌어주마.” 그들을 꿇어앉히고 하느님이 첫째에게 축복하셨다. “너는 왕이 되어라.” 둘째에게는 “왕비가 되어라.” 셋째에게는 “백작이 되어라.” 그리고 나머지에게도 각각 학자와 상인이 되라고 축복하셨다.
아담과 하와는 자식들이 축복 받는 것을 보고 얼른 달려 나가 나머지 일곱을 모두 불러 들였다. 아이들이 숨을 몰아쉬며 달려왔다. 하느님이 웃으시며 “너희에게도 복을 빌어주마.” 하셨다. 아담과 하와도 기대에 부풀어 웃음을 지었다.
첫째에게 하느님이 말씀하셨다. “너는 하인이 되어라.” 둘째에게는 “농부가 되어라.” 셋째에게는 “구두장이가 되어라.” 그리고 나머지에게는, 석수장이, 무두장이, 바느질꾼이 되라고 하셨다.
하와가 눈물을 흘리면서 하느님께 말씀드렸다.
“공평하지 않습니다. 하느님. 이 아이들 모두 똑같은 제 자식들인데 왜 누구는 왕이 되고 누구는 하인이 되어야 합니까?”
하느님이 하와에게 대답하셨다. “네가 뭘 모르는구나. 나는 네 자녀들에게 이 세상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일을 맡겨야 한다. 만일 모두가 왕이면 누가 먹을 것을 마련한단 말이냐? 모두가 백작이면 누가 입을 것을 만들겠느냐? 모든 사람이 저마다 다른 일을 하면서 서로를 섬기게 되어 있는 것이 이 세상이다. 내 눈에는 모든 일이 똑같이 중요하고 똑같이 필요한 일이다. 네 몸의 여러 지체들처럼, 모두가 하나로 연결되어 서로를 살리고 있는 것이다.”
하와가 눈물을 닦으면서 하느님께 말씀드렸다. “용서하십시오, 하느님. 제가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부디 제 자식들 모두에게서 거룩하신 뜻을 이루시옵소서.”
기도: 어렸을 때 교회학교에서 배운, “뱀의 머리가 될지언정 용의 꼬리는 되지 않게 해 달라”는 기도를 던져버릴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내친 김에, “세상에 쓸모 있는 존재가 되게 해 달라”는 기도도 내버린 지 오래 되었습니다.
제가 두 번째 기도를 내버린 이유는,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가 하나도 없다는 진실을 눈치 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아직 전날의 묵은 버릇이 남아 있어서, 이 사람과 저 사람을 비교하고 누구는 환영하고 누구는 배척하는 제 모습을 보게 됩니다.
아, 주님. 제가 언제쯤에나 이 착각과 편견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요?
그날이 속히 와서, 이번 생을 마감하기 전에, 만물이 나와 한 몸[萬物與我一體]이라는 말이 제 몸에서 옹글게 실현되는 것을 볼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만, 그 날을 끝내 보지 못하고 죽어도 상관없습니다.
그저 그날 보기를 소원하며 살았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만족하니까요. ⓒ이현주 (목사)
하나님의 축복
낙원에서 쫓겨난 아담과 하와는 메마른 땅에 집을 짓고 땀 흘려 먹을 것을 장만해야 했다. 아담은 밭을 갈았고 하와는 길쌈을 했다. 둘이 해마다 자식을 하나씩 낳았다.
세월은 흘러 자녀가 열 넷이 되었다.
하루는 누가 문을 두드려서 열어보니 거기 하느님 아버지가 서 계셨다. 아담이 얼른 하느님을 방 안으로 모셨다. 하와가 차려 드린 음료수를 마신 다음, 하느님이 “고맙다. 자식들은 어디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아담이 부르자 가까이 있던 일곱 자식이 달려 왔다. 하느님이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이리들 오너라. 내가 복을 빌어주마.” 그들을 꿇어앉히고 하느님이 첫째에게 축복하셨다. “너는 왕이 되어라.” 둘째에게는 “왕비가 되어라.” 셋째에게는 “백작이 되어라.” 그리고 나머지에게도 각각 학자와 상인이 되라고 축복하셨다.
아담과 하와는 자식들이 축복 받는 것을 보고 얼른 달려 나가 나머지 일곱을 모두 불러 들였다. 아이들이 숨을 몰아쉬며 달려왔다. 하느님이 웃으시며 “너희에게도 복을 빌어주마.” 하셨다. 아담과 하와도 기대에 부풀어 웃음을 지었다.
첫째에게 하느님이 말씀하셨다. “너는 하인이 되어라.” 둘째에게는 “농부가 되어라.” 셋째에게는 “구두장이가 되어라.” 그리고 나머지에게는, 석수장이, 무두장이, 바느질꾼이 되라고 하셨다.
하와가 눈물을 흘리면서 하느님께 말씀드렸다.
“공평하지 않습니다. 하느님. 이 아이들 모두 똑같은 제 자식들인데 왜 누구는 왕이 되고 누구는 하인이 되어야 합니까?”
하느님이 하와에게 대답하셨다. “네가 뭘 모르는구나. 나는 네 자녀들에게 이 세상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일을 맡겨야 한다. 만일 모두가 왕이면 누가 먹을 것을 마련한단 말이냐? 모두가 백작이면 누가 입을 것을 만들겠느냐? 모든 사람이 저마다 다른 일을 하면서 서로를 섬기게 되어 있는 것이 이 세상이다. 내 눈에는 모든 일이 똑같이 중요하고 똑같이 필요한 일이다. 네 몸의 여러 지체들처럼, 모두가 하나로 연결되어 서로를 살리고 있는 것이다.”
하와가 눈물을 닦으면서 하느님께 말씀드렸다. “용서하십시오, 하느님. 제가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부디 제 자식들 모두에게서 거룩하신 뜻을 이루시옵소서.”
기도: 어렸을 때 교회학교에서 배운, “뱀의 머리가 될지언정 용의 꼬리는 되지 않게 해 달라”는 기도를 던져버릴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내친 김에, “세상에 쓸모 있는 존재가 되게 해 달라”는 기도도 내버린 지 오래 되었습니다.
제가 두 번째 기도를 내버린 이유는,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가 하나도 없다는 진실을 눈치 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아직 전날의 묵은 버릇이 남아 있어서, 이 사람과 저 사람을 비교하고 누구는 환영하고 누구는 배척하는 제 모습을 보게 됩니다.
아, 주님. 제가 언제쯤에나 이 착각과 편견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요?
그날이 속히 와서, 이번 생을 마감하기 전에, 만물이 나와 한 몸[萬物與我一體]이라는 말이 제 몸에서 옹글게 실현되는 것을 볼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만, 그 날을 끝내 보지 못하고 죽어도 상관없습니다.
그저 그날 보기를 소원하며 살았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만족하니까요.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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