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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2. 참 딱한 아주머니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5596 추천 수 0 2002.01.05 22: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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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612. 참 딱한 아주머니

 

비가 오던 지난 토요일 오후, 인우재로 올라가던 길이었다. 버스 정류장을 지나 안골로 막 올라서는데 보니 길이 엉망이었다. 길이 망가져 차가 지나갈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안골 초입새에 서울 사람이 내려와 집을 지었고, 집 마당에 깔려고 석분을 실은 15t 트럭이 여러대 드나들더니 길을 망가뜨린 모양이었다. 길을 망가뜨렸으면 당연히 복구를 해야 할 터인데도 그냥 방치하여 두다니 차를 세워두고 집 주인을 만나러 갔다. 

처음 이사 온 사람에게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이 조심스러웠지만 경우에 어긋난 일이라고 여겨졌다. 집주인은 나이가 지긋한 여자였다. 한번 나물을 캐다 인우재로 올라와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 터였다. 

사정을 이야기하자 주민의 대답이 엉뚱했다. 자기네가 그런 것이 아니고 길을 고치는 차가 올라가다 그런 것이라 한다. 길을 고치는 차라니,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그러지 말고 손을 보시라고, 이따금씩 차가 드나드는 곳인데 아마 말을 들을 거라고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러나 아주머니의 태도나 말은 당신하곤 상관이 없는 일이라는 투였다. 속으로 불쾌했지만 더는 말 안하고 돌아섰다.

 

일은 다음날 터졌다. 주일아침 예배를 마쳤을 때 이종태 권사님이 당신네 집에서 점심을 해 먹자고 청했다. 상추 심은게 있으니 쌈이나 싸 먹자며 편하게 이야길 했다.

원주와 문막서 오신 두분 교우가 아침 식사나 제대로 하고 왔겠느냐며 점심을 차리겠다고 했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나오는 길이었다. 잠깐 인우재에 들려 간다고 박상율, 최영남 집사님 두분이 먼저 나섰던 지라, 인우재로 올라가려 하는데 저 앞쪽에서 큰 소리들이 들려왔다. 

가서보니 어제 그 아주머니하고 최집사님, 그리고 진왕근씨 사이에 고성이 오가고 있었다. 역시 문제는 길 때문이었다. 

아주머니는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내가 오줌을 싸서 길이 이렇게 됐느냐’고 항변하더니, 농로로 왜 차가 다니면서 길이 어떠냐고 떠드냐‘고 강변하기도 했다. 

 

참 딱한 노릇이었다. 박민하 할아버지, 이병화씨. 이상근 권사님등 동네 노인분들이 쭉 지켜보고 있는데도 아주머닌 전혀 누그러짐 없이 큰 목소리로 당당하게 고함을 질러대고 있었다. 

“미안합니다. 비가 그친 뒤에 고치지요.” 한마디면 될 것을 둑 위에 떡 버티고 서서 해 볼려면 해 봐라 하는 식으로 고함을 치는 모습이라니. 

모두가 혀를 찼다. 시골 사람을 업신여기는 오만한 태도에 모두들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뭐라 끼어들 처지가 아니었으나 참으로 아주머니가 딱해 보였다. 

저런 마음으로 어찌 시골서 살려 하나, 측은하게 여겨졌다. 그런 아주머니를 보면서 문득 마음속에 엉뚱한 걱정이 들었다. 

’저 아주머니가 교회에 나온다면 어떻게 하지?‘ 나오지 말라 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선뜻 어서 오시라 할 수도 없고. 아내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그럴수록 교회에 나와 좋은 사람 되야 되는 거 아니에요?” 한다. 

맞지, 맞긴 맞다만 마음이 답답하고 무거운 걸... (얘기마을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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