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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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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595. 농촌을 등지는 이유
젊은 사람이 농촌에 없는 것이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갈수록 젊은 사람이 드물어 갑니다. 젊은 사람이 농촌을 등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경제적인 이유요. 다른 하나는 자녀 교육 문제입니다.
농토가 많다든지 특수 작물을 한다든지 하는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마땅한 소득원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때로는 힘들게 키워낸 작물들을 그냥 밭에서 갈아엎어야 할 만큼 농사일은 불안정합니다. 그러다 보니 농사는 짓는 만큼 손해라는 말이 나오게도 됩니다.
젊은 사람들이 농촌을 등지는 또 하나의 문제는 자녀교육 문제입니다. 나는 고생을 하더라도 자녀만큼은 잘 키우겠다는 마음으로 농촌을 등집니다. 명절에 집안 식구들이 다 모이고 보면 고만고만한 또래들의 친척들이 모이게 되는데, 당장 도시에 사는 친척과 내 자식의 모습이 비교되니 그 모습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이 편할리가 없습니다.
도시에 사는 아이는 더 없이 똑똑하고 활달한데 내 자식은 뭔가 미련해 보이고 의기소침해 보이니, 그게 다 자신이 농촌에 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는 일이지요.
두고두고 연로하신 부모님이 마음에 걸리고,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 마음이 괴롭지만 그래도 술기운에 기대 고향 땅을 등지는 건 대개가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농촌을 등지다 농촌에 있는 학교의 학생 수도 점점 줄어들고 말았습니다. 한때는 수 백명의 학생들이 북적대던 학교가 어느새 열 댓명, 서너 명밖에 남지 않은 썰렁한 학교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두 학년 혹은 세 학년이 한 반에서 공부를 하는데, 그것조차도 효율을 앞세운 정책에 의해 학교를 자꾸 통폐합시키는 쪽으로 나가고 있으 참으로 딱한 노릇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얼마 전에 들은 훈훈한 이야기입니다. 이웃 마을 노림에도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어 올해부터 복식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복식수업의 장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복식수업이 교사나 학생 모두에게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일이 그렇게 되자 교장 교감 선생님이 나서한 학년씩을 맡아 가르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교장 교감 선생은 굳이 학생들을 가르치지 않아도 되는 분들입니다. 작은 시골 학교에서 편히 계셔도 좋을 선생님들이 어린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서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로 하셨다니 마음이 여간 훈훈해지는 게 아닙니다.
그분들이 가르쳐 주시는 교과 내용도 내용이겠지만 그렇게 훌륭한 마음을 가진 분들과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들은 무엇보다도 그분들이 지닌 남다른 마음을 배우겠지요. 그리고 그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그들 또한 다른 누군가를 위하여 헌신하는 삶을 살아가게 되겠지요.
한번도 뵌 적은 없지만 두 분 선생님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얘기마을1998)
(이글은 지난주 <교차로> ‘아름다운 사회’란에 실렸던 글입니다. 매주 수요일, 한 목사의 글이 전국 교차로 ‘아름다운 사회’란에 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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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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