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1559. 사람 사는 동네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5285 추천 수 0 2002.01.05 22:02:46
.........

□한희철1559. 사람 사는 동네

 

토요일 아침이면 원주로 나갑니다. 인쇄소에 들려 주보 인쇄도 해야 하고, 우리말 우리글을 배우는 모임에도 참석해야 하고, 주일 예배 후에 갖는 사귐의 시간을 위해 필요한 다과를 사기도 해야 합니다. 

집을 나서 강가를 지나며 보니 그 너른 강가밭에 죄 당근이더니 이제는 죄 단무지무 입니다. 이거하다 막히면 저거하고, 저거하다 막 히면 또 딴거 하고 묵묵해야 할 농사가 비틀거리고 있습니다. 

갑자기 추위가 찾아오면 모두 밭에서 얼리고 말 무. 무를 뽑는 손길들이 여간 분주하질 않습니다. 

매래 끝, 강가를 끼고 한껏 구부러진 산모롱이를 돌아 조귀농에 이르렀을 때 막 상여가 떠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꽃으로 수놓은 꽃상여, 팔십 평생을 살아온 할머니가 훌훌 마지막 길을 떠나고, 그를 보내는 사람들이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날이 좋아서일까요, 이 가을에 떠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대로 너른 들판을 지나 사기막에 이르르자 관광버스 한대가 길 옆에 서 있습니다. 결혼식에 가는 버스입니다. 동네 입구에 있는 구멍가게 앞 의자에는 먼저 나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모처럼 정담을 나눕니다. 요즘같은 일철에야 서로 만나기도 어렵고 긴 얘기 나누기도 어려운데 모처럼 여유를 즐깁니다. 

이게 사람 사는 동네구나 싶었습니다. 서로 멀지 않은 곳에서 한곳에선 일하고, 한곳에선 장례를 모시고, 한곳에선 결혼 잔치를 벌이고 때를 따라 서로 다른 일이 일어나고, 그 일을 함께 겪으며 나누며 살아가는 삶, 그게 결국 사람 사는 동네구나 싶었습니다. (얘기마을1997)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6 한희철 315.어두운 그림자 한희철 2002-01-02 4355
315 한희철 314.단강 아이들의 더딘 출발이 한희철 2002-01-02 4344
314 한희철 313.정상 한희철 2002-01-02 4398
313 한희철 312.전쟁 뒤의 잔해처럼 한희철 2002-01-02 4343
312 한희철 311.기다림뿐인 전화 한희철 2002-01-02 4377
311 한희철 310.짧은 여행 한희철 2002-01-02 4409
310 한희철 309. 규성이 엄마 한희철 2002-01-02 4404
309 한희철 308.반송된 주보 한희철 2002-01-02 4371
308 한희철 307.고르지 못한 삶 한희철 2002-01-02 4354
307 한희철 306.시골 아이들의 간식 한희철 2002-01-02 4377
306 한희철 305.이야기가 이어준 만남 한희철 2002-01-02 4377
305 한희철 304.똥금 사과 한희철 2002-01-02 4355
304 한희철 303.주민등록증 한희철 2002-01-02 4330
303 한희철 302.처절한 점심 한희철 2002-01-02 4371
302 한희철 301.소가 끄는 경운기 한희철 2002-01-02 4334
301 한희철 300.선물은 연필 한 자루지만 한희철 2002-01-02 4355
300 한희철 299.착한 종순이 한희철 2002-01-02 4428
299 한희철 298.정월 대보름 한희철 2002-01-02 4346
298 한희철 297.찬비에 젖는 농부의 마음 한희철 2002-01-02 4360
297 한희철 296.절도 교회도 다 그만두겠다고 한희철 2002-01-02 4397
296 한희철 295.남철씨의 교회 사랑 한희철 2002-01-02 4398
295 한희철 294.공중전화 한희철 2002-01-02 4367
294 한희철 293.독백 한희철 2002-01-02 4330
293 한희철 292.약속을 지킨 종순이 한희철 2002-01-02 4386
292 한희철 291.지 집사님의 기도 한희철 2002-01-02 4369
291 한희철 290.들어 좋을 욕 한희철 2002-01-02 4345
290 한희철 289.저를 꼭 닮았심니더! 한희철 2002-01-02 4376
289 한희철 288.같이 한 숙제 한희철 2002-01-02 4356
288 한희철 287.아이들의 꿈을 돕는 세상 한희철 2002-01-02 4391
287 한희철 286.또 다시 견뎌야 할 빈자리 한희철 2002-01-02 4382
286 한희철 285.눈물로 얼싸안기 한희철 2002-01-02 4476
285 한희철 284.서울평화상과 우르르쾅! 한희철 2002-01-02 4372
284 한희철 283.정성어린 커피 한희철 2002-01-02 4346
283 한희철 282.꺾인 나무 한희철 2002-01-02 4436
282 한희철 281.쓰러진 것들끼리 서로 의지해 한희철 2002-01-02 4428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