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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28 추천 수 0 2023.12.20 18: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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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b2db892deb215454cf3aeee5fbd953f.jpg[한희철 목사]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지난번 미국을 다녀오며 애틀랜타를 찾은 일이 있습니다. 그린빌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다음 행선지인 탬파로 가는 여정, 그린빌로 올 때 내렸던 샬럿 공항이 아닌 애틀랜타에서 비행기를 타기로 했던 데에는 두어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시카고에서부터 동행을 하는 후배 목사의 딸이 애틀랜타에 있는 에모리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후배도 딸을 오랜만에 만나는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 내외는 더욱 오랜만에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어릴 때 인사를 하고 떠났는데 이제는 숙녀가 다 되어 나타난 그와 함께 그가 선택한 짜장면과 짬뽕을 배불리 먹으며 밀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애틀랜타를 선택했던 또 하나의 이유는 마틴 루터 킹 목사 생가와 기념교회 등을 둘러보기 위함이었습니다. 기회가 주어지면 꼭 찾고 싶었던, 미루고 싶지 않은 기회였습니다. 과연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둘러보고 싶었습니다. 

 

부인과 함께 묻힌 그의 무덤 묘비에는 “마침내 자유, 마침내 자유, 하나님 감사합니다. 마침내 자유롭습니다.”라 적혀 있었고, 기념관 곳곳에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나의 네 명의 자녀들이 이 나라에 살면서 피부색으로 평가되지 않고 인격으로 평가받게 되는 날이 오는 꿈입니다.”라는 글과 그의 육성이 쟁쟁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기념관 안에 있는 ‘프리덤 로드’(Freedom Road)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몇 명의 사람들이 행진을 하고 있는 조형물이었습니다. 그들 중에는 목발을 짚은 이도 있고, 키 작은 소녀도 있고, 간절함으로 두 손을 모은 채 노래 혹은 기도를 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그들의 나이나 얼굴빛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행렬 맨 앞에 선 이의 눈빛이 살아 있었습니다. 무엇에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그 무엇도 막을 수 없다는 결기가 전해졌습니다. 그들이 향하고 있는 곳은 킹 목사가 누워있는 곳, 창문 밖으로 묘지가 가까웠습니다. ‘우리는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다짐처럼 다가왔습니다.

 

기념관 맞은편에는 킹 목사가 세례를 받았고 1960년부터 1968년 4월 멤피스에서 암살당하기까지 시무했던 에벤에셀 교회가 있었습니다. 예배당 문이 열리기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예배당에 들어가 마틴 루터 킹 목사에 관한 이야기를 경청하는 사람들, 그들을 보면서 다시 한번 감동이 되었던 것은 그들 역시 피부색이나 나이에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습니다. 나이나 신분, 정치적 입장, 피부색 등으로 가둘 수 없는 위대한 정신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기념관에서 만난 사진 중 마음을 아프게 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행진을 하는 사람들이 “I AM A MAN”이란 문구를 들고 있는데, 그들의 행렬을 막고 있는 것은 총칼이었습니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선거에도 참여할 수 없고, 버스에도 탈 수 없었던 시절을 생각하면 오늘의 현실은 꿈처럼 여겨지지만,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꿈이 마침내 이루어진 것이었습니다. 

 

참된 자유를 향한 꿈은 총이나 칼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름답고 진정 어린 꿈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유장한 강물처럼 흐르는 것이었습니다. 

 

<교차로>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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