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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어디에서 올까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24 추천 수 0 2024.03.13 22: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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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b2db892deb215454cf3aeee5fbd953f.jpg[한희철 목사] 봄은 어디에서 올까

 

긴 겨울 찬바람이 불 때마다 마구 흔들리던 영춘화에서 노란 꽃들이 피어납니다. 영춘화는 자기 이름의 뜻을 알고 있다는 듯이 해맑게 피어 봄을 알립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꽃을 바라봅니다. 내 인생의 겨울도 어서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느껴지기도 하고, 잃어버린 웃음을 되찾아야지 하는 다짐이 전해지기도 합니다. 아이와 함께 길을 나선 엄마들은 꽃을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아이를 꽃 앞에 세우고 사진을 찍습니다. 꽃과 아이와 사진을 찍는 엄마가 봄 햇살과 잘 어울립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봄기운이 퍼지듯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가족 단톡방입니다. 연로하신 어머니가 무료하지 않도록 가족들이 재미있는 글과 사진 등을 자주 올립니다. 좋은 글을 읽을 때마다 이런 글은 누가 쓰는 것일까 어디에서 인용한 것일까 궁금증이 일고는 했는데, 며칠 전 읽은 ‘봄을 가지고 온 아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동복을 파는 가게에 허름한 옷차림의 아주머니가 여자아이와 함께 들어왔습니다. 아주머니는 우리 딸에게 예쁜 티셔츠 하나를 달라고 했고, 가게 주인은 아이에게?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는 환하게 웃으면서 자기는 엄마가 골라주는 것이면 다 좋다고 했습니다. 두 모녀는 서로 웃으며 옷을 고른 끝에 마침내 만 원짜리 옷을 샀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아이가 다시 가게로 왔습니다. 아이 손엔 조금 전에 산 옷이 들려 있었습니다. 아이는 옷을 건네며 죄송하지만 돈으로 돌려주시면 안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가게 주인은 당황하며 엄마가 사주신 것을 무르면 엄마한테 혼나지 않겠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이가 말했습니다. 사실은 엄마가 시장 좌판에서 야채장사를 하는데, 하루 종일 일해도 하루에 만 원을 못 버실 때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엄마한테 미안해서 그 옷을 못 입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듣는 순간 가게 주인은 코끝이 찡했습니다. 아이의 마음이 너무나 예뻐 아이에게 얼마든지 그렇게 하라고 말했습니다. 만 원을 돌려주며 돈은 다시 엄마에게 갖다 드리라고 했습니다. 가게 주인이 전한 것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아이가 좋아할 만한 작은 청바지와 아이가 가지고 온 예쁜 티셔츠를 싸서 전하며 말했습니다. 이 옷은 아줌마가 네 착한 마음씨가 너무나 예뻐서 선물로 주는 것이라고 말이지요. 아이는 봄꽃처럼 환한 웃음으로 인사를 하며 선물을 받았습니다. 

 

다음 날 아이의 어머니가 옷가게를 찾아왔습니다. 아주머니 손에는 이런저런 봄나물이 가득 담겨 있는 봉지가 들려있었습니다. 아주머니는 우리 아이가 뭘 사주면 늘 그런다며 거듭해서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런 마음을 지우려는 듯 가게 주인이 진심을 담아 아이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착한 딸을 두셔서 좋으시겠다고, 아주머니가 정말로 부럽다고 말이지요.

 

봄은 겨울이 지나 찾아옵니다. 겨울의 모진 추위를 이겨내고, 이겨낸 만큼 눈부시게 피어납니다. 우리 마음의 봄은 어떻게 찾아오는 것일까요? 온갖 미움과 불신, 증오와 무관심을 사랑으로 대신할 때, 그 때 비로소 진정한 봄이 우리 앞에 펼쳐질 것입니다.  

 

 <교차로>202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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