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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3 팥으로 메주를 쑨대도 곧이듣는다
우리가 흔히 ‘쑥맥’이라 부르는, ‘숙맥불변’이라는 말이 있다. 숙맥불변(菽麥不辨)이란 콩과 보리를 구별하지 못함을 가리킨다. 아무리 어수룩하다 해도 콩과 보리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은 심하다 싶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콩과 팥은 콩과 보리보다 구별이 더 어려울 수 있다. 모양이나 빛깔이 어찌보면 비슷하기 때문이다.
세월이 이렇게 가다가는 메주가 무엇인 줄도 모르는 날이 오지 않을까? 콩으로 쑤는지, 팥으로 쑤는지, 공장에서 물건 찍듯 만드는 것인지, 만드는 과정은 고사하고 메주의 소용조차 알지 못할 때가 오지 않을까 모르겠다. 핵무기의 위협 만이 아니라 이런 것 또한 우리 삶을 무너뜨리는 큰 위기일 텐데.
팥으로 팥죽을 쑬 수 있을지는 몰라도, 메주를 쑬 수는 없다. 그런데도 그것을 믿는 사람들이 있으니 남의 말을 아무 의심 없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다.
팥으로 메주를 쑨대도 믿는 사람을 세상에서는 어리석다 하지만, 어쩌면 신앙이란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는 것일지도 모른다.
말이란 말의 내용보다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분명 팥으로 메주를 쑨다는 말은 우리 머리로는, 상식으로는 받아들일 수가 없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는가.
그렇지만 그 말을 하는 분이 주님이라면 다르다. 팥으로 메주를 쑤건, 콩으로 팥죽을 쑤건 의심 없이 따르는 것, 그것이 주님이 제자들에게 기대하셨던 믿음, 바보스러움이었을 것이다.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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