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885 추천 수 0 2002.08.04 20:29:12
.........
2028  꿈

아무리 꿈이라지만 섬뜩했다. 병원의 실험실 같았다.
여러 명의 일행과 같이 있는데 목사 내외인 우리만이 어떤 방에 들어가도록 허락이 되었다. 같이 있던 사람들과 가벼운 농담을 하며 웃으며 방으로 들어갔다. 방안에는 서너 명의 사람들이 열심히 자기 일을 하고 있었는데, 분위기가 이상했다.
천천히 방안을 둘러보다 보니 한 침대 위에 뭔가가 놓여 있었는데, 세상에, 그럴 수가 없는 것이었다. 뼈와 피부가 모두 벗겨진, 그런데다가 손목과 발목 부분은 아예 없어 반 팔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은 모양을 한 살덩어리였다. 꿈속에서도 전율을 느낄 만큼 기이한 형상이었는데 나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그것이 다름 아닌 사람이라고 대뜸 짐작을 했다. 뼈란 뼈는 모두 발라내어 살코기만 남은 정육점의 고기 같았다.
그런데 가만 들여다보니 놀랍게도 그 기이한 형상은 숨을 쉬고 있었다. 미세한 떨림처럼 가슴 부분이 올라왔다 내려갔다 하며 분명 숨을 쉬고 있었다. 침대 옆에는 가운을 입은 채 그 기이한 형상을 돌보는 이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는 일반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듯이 자연스럽게 그 기이한 형상을 돌보고 있었다. 방안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각기 자기 일을 할 뿐 특별히 그 기이한 형상에 관심을 갖는 이가 없었다. 그는 마사지를 하듯 살만 남은 몸 곳곳을 간단한 도구로 눌러대곤 했다. 후비는 것 같기도 했다.
그는 지금 지치고 상한 몸을 그렇게 회복시키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그렇게 하면 속이 새롭게 회복되는 것이었고, 속을 회복시킨 뒤에 나머지 몸과 다시 결합을 하면 깨끗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생각하기조차 주저되는 그 기이한 형체는 꿈에서 깬 뒤에도 너무도 선명하여 한참을 생각해야 했다. 기이한 형체로 살만 남은 몸뚱이는 결국 무엇이었을까.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지금 내 마음속에 있는 걱정과 불안이 그렇게 형상화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모두가 그토록 바라고 있는 프랑크푸르트교회의 회복. 교회가 새롭게 회복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벗겨져야 한다는, 맨 속에서부터 새로워지지 않으면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엄한 가르침이었을까.
꿈으로 찾아온 기이한 형상은 여러 날이 지나도록 선명하게 남아 자꾸만 생각을 가다듬게 한다. 02/04/01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31 한희철 돌아온 아이들 한희철 2002-08-04 869
2030 한희철 첫등교 한희철 2002-08-04 939
2029 한희철 일찍 가면 손해 한희철 2002-08-04 887
» 한희철 한희철 2002-08-04 885
2027 한희철 명절 한희철 2002-08-04 772
2026 한희철 정겨운 새들 한희철 2002-08-04 697
2025 한희철 말못하는 식물도 한희철 2002-07-30 827
2024 한희철 요한이의 걸음마 한희철 2002-07-30 800
2023 한희철 수신 전용 한희철 2002-07-30 955
2022 한희철 유장로님의 기도 한희철 2002-07-30 961
2021 한희철 때로는 낮은 곳을 한희철 2002-07-30 822
2020 한희철 가정예배 한희철 2002-07-30 820
2019 한희철 당연함과 신기함 한희철 2002-07-30 937
2018 한희철 영의 양식 육의 양식 한희철 2002-07-30 1051
2017 한희철 기막힌 만남 한희철 2002-07-30 1028
2016 한희철 천사들이 듣는 찬양 한희철 2002-07-30 856
2015 한희철 고마운 청 한희철 2002-07-30 954
2014 한희철 2014. 든든한 장로님 한희철 2002-07-30 775
2013 한희철 면수와 형수 한희철 2002-07-30 983
2012 한희철 시차 극복 한희철 2002-07-30 926
2011 한희철 까만 종이 한희철 2002-07-30 861
2010 한희철 어떤 하루 한희철 2002-07-30 865
2009 한희철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한희철 2002-07-30 1198
2008 한희철 인상적인 음악회 한희철 2002-07-30 751
2007 한희철 한희철 2002-07-30 845
2006 한희철 당연할 수 없는사랑 한희철 2002-07-30 922
2005 한희철 말보다는 말투 한희철 2002-07-30 990
2004 한희철 졸려서? 한희철 2002-07-30 930
2003 한희철 무임 심방 한희철 2002-07-30 925
2002 한희철 웃음이 가능한 교회 한희철 2002-07-30 1111
2001 한희철 예배당 앞 소나무 한희철 2002-07-30 909
2000 한희철 사과 한 개의 의미 한희철 2002-07-30 1075
1999 한희철 평화의 구체적인 모습 한희철 2002-07-30 1025
1998 한희철 이재윤 권사님 한희철 2002-07-30 1209
1997 한희철 삭발하는 심정으로 한희철 2002-07-30 935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