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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 바꿀수 없는 절대의 일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402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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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108. 바꿀수 없는 절대의 일


“씨 있는 자식들이여, 암, 상놈의 자식들은 생각도 못할 일이지”
방학을 했는데도 어디 놀러 갈 생각 않고 이렇게 봉사활동을 나온 걸 보면 ‘씨 있는 집안’ 자식들인 게 틀림없다고, 물리 치료를 받고 나오시던 변관수 할아버지가 농촌봉사활동을 나온 대학생들의 수고를 대견하게 여깁니다.
연세대 재활학과 학생들이 올해도 농촌봉사활동을 나왔습니다. 3년째 계속해서 방학을 하자마자 작은 시골 단강을 찾아와 귀한 땀을 흘립니다. 담배 젖순을 따기도 하고, 논에서 피살이를 하기도 하고, 감자를 캐기도, 온갖 밭에 풀을 뽑기도 합니다.
대부분이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자라난 학생들, ‘농사 경험’이 없어 혹 일이 서툴지는 몰라도 열심 하나 만큼은 대단들 합니다. 아무리 궃은 일이라도 가리는 법 없고 비가 와도 일을 그치는 법 없습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일 준비 하고 밤늦도록 평가 모임을 가져 하루 일을 반성하고 배우고 느낀 점들을 나눕니다.
과가 재활학과, 일부는 물리치료를 맡아 합니다. 예배당 안에 이런저런 치료기구를 갖춰놓고 찾아오는 마을 분들께 정성어린 치료를 합니다. 요즘 세상에 이런 학생들이 있다는 게 큰 소망으로 느껴질 만큼 정말 그들의 수고는 헌신적입니다.
땀투성이, 흙투성이의 학생들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고 든든하게 보이는지요.
“한 열달만 일 안하고 치료받으시면 꼬부라진 허리를 펼수 있을 것 같다.” 물리치료를 해준 학생이 그러더라고, 교회 마당으로 나온 할아버지가 마당 둘레 새로 눌러 놓은 폐타이어에 앉으며 당신의 굽은 허리에다 해 이야기를 합니다.
할아버지의 허리는 굽을대로 굽어 걸을 때도 뒷짐을 지고 걸어야만 합니다. 죽기 전 허리 한번 곧게 펴는 것이 얼마나 큰 소원일까만, 할아버지의 생각은 뜻밖이었습니다.
“허리 펴는 건 좋지만 그렇다구 열달이나 일을 안 하구 있으면 되유, 일하다 말구 논이나 밭에서 쓰러져 죽어두 난 그게 좋아유.”
농사꾼의 자식으로 태어나 평생 농사꾼으로 살아온 내가 허리 펼려구 열 달을 놀 수가 있겠느냐구 허리 굽은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간절할 것 같은 소원을 할아버지는 그렇게 쉽게 물렸습니다.
굶어 죽는 순간에도 농부는 씨 곡식을 남긴다는데, 아무리 어려워도 목수는 연장만은 팔지 않는다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죽는 순간까지 농사일 놓지 않겠다시는 변 관수 할아버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의 일 하나씩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거룩함을 다시 한번 꼬부랑 노인 변관수 할아버지를 통해 배웁니다 (얘기마을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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