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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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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687.욕심 버린 것들이 갖는
부탁받은 일이 있어 부산을 내려 가게 되었다.
버스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니 저만치 들판 한가운데 소나무 들이 한무더기 모여 있었다.
막 자라고 있는 소나무들이 고만고만한 키로 모여 섰는데, 그들의 한쪽 끝에 다 자란 소나무 두그루가 서 있었다. 그들이 씨를 떨귀 작은 소나무들을 키워낸 것인지.
흔할 수 있는 풍경, 추수 끝난 벌판에 선 소나무의 여전히 푸름을 고맙게 여기며 그곳을 지나치다 문득 지나는 생각이 있어 다시한번 소나무들을 바라본다.
‘아. 그렇구나, 그런 거구나!’
한참 자라고 있는 고만고만한 소나무들과 그들의 한쪽 편 서있는 키 큰 소나무 두 그루, 그들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서 있었다.
전해 주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작은 소나무들이 어서 커야지 하는 듯 까치발을 한 형상인데 반해. 다 자란 소나무는 가만있어 의젓했다.
자신을 향한 일체의 과장이나 꾸밈을 잔가지 떨구듯 모두 떨궈낸 듯 키 큰 소나무 두 그루는 자연스럽고 단순한 형상이었지만, 그런 단순함속엔 작은 나무에선 느끼지 못할 의연한 기품이 어려 있었다.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기품과 편히 들어 쉴 수 있는 품을 다 자란 나무는 조용히 지니고 있었다.
자랄 만큼 자란 것들이 갖는 당당함. 더 이상 위로의 욕심을 버린 것들이 갖는, 그들만이 가질 수 있는 의연함의 힘! (얘기마을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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