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1094. 말의 사회성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84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

□한희철1094.말의 사회성.


어느날 놀이방에서 잘 놀던 재성이가 ‘엉엉’ 울음보를 터뜨리며 놀이방 문을 박차고 나온다. 재성이가 들으면 속상하겠지만 녀석의 울음은 재미있다. 막힘없이 울어대는 소리하며 표정까지 웬지 시원하다.
“재성이 왜 그러니?” 한껏 안스러운 표정으로 묻자
“규성이 헝아가 나한테 ‘너’라고 그랬어요.”
“뭐라구?” 아무래도 대답이 이상해 다시 물었더니 “나더러 ‘너’라구 그랬단 말예요.”
커단 소리로 대답하며 또 다시 그 막무가내의 울음보를 터뜨리는 것이었다.
형이 동생을 ‘너’라 부른것이 뭐가 이상해 재성이는 울음을 터뜨렸을까, 알고 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일의 시작은 규민이였다. 아니 ‘소리’인지도 모른다. 소리는 규민이가 누나인 자기한테 ‘너’라 부르는걸 용납하지 않는다. 불쑥 ‘너’라는 말이 튀어나오면 불호령이 떨어진다.
그때마다 규민이는 항변을 한다. “누나는 나더러 ‘너’ 라구 그러잖아.”
누나는 왜 동생인 자기한테 ‘너’라고 하면서 자기는 왜 누나한테 ‘너’라 하면 안되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누나가 자기한테 ‘너’라 할 때 마다 그게 억울한지 엄마에게로 달려와 누나가 자기한테 ‘너’라 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아직 존대와 하대를 구별하지 못하는 탓이다.
“누나가 나한테 ‘너’라구 그랬다” 억울함이 덜 풀릴때면 규민이는 놀이방 친구들 한테까지 그 얘기를 했고 그런 뒤로 놀이방에선 ‘너’라는 말이 아예 욕이 되어버렸다.
재성이가 울음보를 터뜨린 건 그런 이유에서였다.
말의 사회성! (얘기마을1994)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2591 한희철 1417. 강물이 줄어들자 한희철 2002-01-02 4384
2590 한희철 1376. 성가대 의자 한희철 2002-01-02 4384
2589 한희철 1343. 함께 이루어가는 하나님 나라 한희철 2002-01-02 4384
2588 한희철 1304. 할머니의 눈물겨운 한해살이 한희철 2002-01-02 4384
2587 한희철 1192. 유경복씨 한희철 2002-01-02 4384
2586 한희철 1136. 경운기 한희철 2002-01-02 4384
2585 한희철 1122. 개똥벌레 한희철 2002-01-02 4384
2584 한희철 1110. 비 한희철 2002-01-02 4384
» 한희철 1094. 말의 사회성 한희철 2002-01-02 4384
2582 한희철 1081. 신기한 것들 한희철 2002-01-02 4384
2581 한희철 1026. 외국인 노동자 한희철 2002-01-02 4384
2580 한희철 1018. 달려오는 아이들 한희철 2002-01-02 4384
2579 한희철 973. 마을 잔치 한희철 2002-01-02 4384
2578 한희철 868.검은 벼 한희철 2002-01-02 4384
2577 한희철 855.서로를 키우는 일 한희철 2002-01-02 4384
2576 한희철 796.흙 묻은 손길들 한희철 2002-01-02 4384
2575 한희철 782.샘 한희철 2002-01-02 4384
2574 한희철 713.할아버지의 아침 한희철 2002-01-02 4384
2573 한희철 681.무너진 다리 한희철 2002-01-02 4384
2572 한희철 601.답신 한희철 2002-01-02 4384
2571 한희철 580.고향 한희철 2002-01-02 4384
2570 한희철 546.쟁기 한희철 2002-01-02 4384
2569 한희철 543.규민이와 밥상 한희철 2002-01-02 4384
2568 한희철 541.때 돈 한희철 2002-01-02 4384
2567 한희철 523.친구 한희철 2002-01-02 4384
2566 한희철 511.한가위 한희철 2002-01-02 4384
2565 한희철 434.편치 않은 설 한희철 2002-01-02 4384
2564 한희철 405.산 한희철 2002-01-02 4384
2563 한희철 385.망초대 한희철 2002-01-02 4384
2562 한희철 372.이상한 마라톤 한희철 2002-01-02 4384
2561 한희철 356.시험 채점 한희철 2002-01-02 4384
2560 한희철 332.제풀에 쓰러지는 한희철 2002-01-02 4384
2559 한희철 112.나를 잃지 않게 하소서 한희철 2002-01-02 4384
2558 한희철 24. 광철씨 한희철 2002-01-02 4384
2557 한희철 23.목발 한희철 2002-01-02 4384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