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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7. 어처구니 없는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409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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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067. 어처구니 없는


교회 앞에 있는 별장집 주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동네 한가운데에 커다란 별장을 짓고 이따금씩 내려와 지냈는데, 어느날 저녁. 이상옥 성도님이 전화를 해 그가 서울서 세상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건장한 체구에 아직 60대, 마을 장수하는 노인들께 장수의 비결을 묻기도 하고, 좋은 물을 마시기 위해 천만원이 더 드는 비용을 들여 물길을 찾기도 했는데, 가진 돈으로라면 못할 일이 없을 것처럼 보였는데, 듣고 보니 그의 죽음은 너무나도 어이없는 이유에서였다.
옆집 개가 집안 마당으로 들어와 집의 개와 서로 으르렁거려 시끄러워지자 그걸 말리려 마당으로 나가던 참에 계단에서 넘어졌고 가쁜 숨을 쉬는 남편을 부인이 급히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미 옮기는 중 숨을 거둔 것이었다.
유언 한마디를 남기지 못한 급작스런 죽음이었다. 주인을 잃은 커다란 별장이 가뜩이나 밤이 되면 더욱 음산해 마을 사람들도 그 앞을 지나기를 꺼려한다.
생명이 재물에 있는 게 아님을, 재물로 생명의 넉넉함을 구할 수 있는 게 아님을, 어처구니 없는 한 떠남을 통해 다시 한번 본다.
그를 전도하지 못했던 우리의 안일함을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는, 이상옥 성도님의 주일 아침 기도가 또 하나의 교훈으로 다가선다.
(얘기마을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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