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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빛과 빛이 모여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66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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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830.빛과 빛이 모여


현관에 놓여있는 까만 비닐봉지, 봉지 안에 당근이 제법 담겨 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허석분 할머니가 갖다 놓은 것이었다.
당근을 깨끗하게 씻어 믹서기에 갈았다. 쉽게 갈리지는 않았지만 다 갈고 나니 제법 많은 양이었다. 체를 대고 걸러 즙만 다시 모아서는 설탕을 타 아이들에게 전하니 그럴듯한 당근 주스가 되었다
은희 할머니가 비료푸대 가득 감자를 보냈다. 새로 막 캔 햇감자였다. 보기에도 좋은 감자를 아이들 한번 삶아 주라시며 며느리를 통해 보내셨다.
선아 엄마도 선아 편에 감자를 삶아 보내왔다. 하얗게 겉이 부풀어 일어난 맛있는 감자였다. 아이들의 좋은 간식이 되었다
재성이 엄마는 틈틈이 과자를 보낸다. 과자 공장을 하고 있다고만 그렇게 챙기는 정성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거요, 울 엄마가요, 줬어요. 간식이예요." 씩씩하게 말하며 학래는 끝정자에서 부터 들고 온 간식그릇을 전해 주곤 한다.
손수 만든 과자며 빵이며, 보건소장님인 학래 엄마의 정성스런 손길도 잦다.
아침마다 엄마와 헤어질 때면 한동안 울어댔던 규성이와 재성이도 이젠 웃으며 손을 흔든다.
꼭 세달이 걸렸다. 그렇다. 어둠은 빛과 빛이 모여 밝혀내는 것이다. 어둠을 물릴 수 있는 건 빛과 빛이 한데 모여 설때 뿐. (얘기마을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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