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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닫힌 마음 문을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51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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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316.닫힌 마음 문을


무단결석으로 봉철이가 퇴학을 맞은 후, 실은 무단결석을 할 때부터 그랬지만 봉철이는 집에서 나오질 않는다. 보는 사람마다 야단을 치니 아예 방안에 틀어박혀 있기도 한 것이다.
도시락 못 싸가는 봉철이 애기를 듣고선 어떤 이는 도시락을, 어떤 이는 정성어린 반찬을, 어떤 이는 격려의 편지를 보내 주었고 같이 생각하고 있다는 전화도 적지 않았지만 끝내 봉철인 학교를 그만두고 집 안에서 스스로 갇혀 지내고 있는 것이다.
학교가 싫다는, 공부하기 싫다는 말 속에 담긴 봉철이네 가정의 어이없는 몰락을 두곤 그저 야단이나 치는 일은 차라리 답답함을 덜 수 있는 쉬운 일이었다.
작은 토담집에 하루 종일 틀어박혀 나오질 않는, 겨우 만나 얘기해도 좀체 입을 열지 않는 봉철이.
썰렁한 집에, 헤아릴 길 없는 단단한 고통 속에 꽁꽁 갇혀 있는 봉철이의 문은 어떻게 열어야 되는 건지. 어린 나이에 자신에게 주어진 어이없는 삶의 조건을 어찌 받아야 좋을지 모르는 그에게 어떤 말을 건네야 하는 건지.
봉철이가 잠긴 문을 스스로 열 때까지 참고 견디며 따뜻한 손길로 문 두드려야 하는 나임에도, 몇 번 허사로 돌아간 일을 두고 쉽게 체념으로 기우는 나 자신이 마음 속 깊이 두고 두고 괴롭다.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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