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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8. 개구리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91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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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208. 개구리

 

경칩이 지나자 약속이나 한 것처럼 개구리 울음소리가 터지기 시작한다. 해마다 이맘때면 확인하게 되는 것이지만 올해도 어김이 없어 다시 한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끼루룩!- 끼루룩!- 갈매기 떼들이 한꺼번에 날아 오르듯 겨울 이겨낸 기쁨을 저리도 기묘한 소리로 노래를 한다. 

불어대는 바람 거세고 바람 속에 눈발까지 날려 또 한번 꽃샘추위 기승을 부리는데 눈바람 아랑곳 않고 노래를 부른다. 

생명의 기운은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것, 눈보라 뚫고 들려오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장하다.  

언젠가 화천에서 목회하고 있는 친구 목사에게서 들은 개구리 이야기가 생각난다. 겨우내 외지 사람들이 들어와 계곡을 뒤지며 개구리를 잡아먹자 동네에서 그 문제를 가지고 반상회를 열었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내린 결론이 기가 막혔다. ‘남들이 다 잡아먹기 전에 우리가 먼저 잡아먹자’ 였고, 다음날 동네 사람들이 다 나가 개구리 잔치를 벌였대나 어쨌대나.

가만 놔두면 겨울의 추위쯤이야 너끈히 이겨내는 개구리, 자연은 스스로를 지킬 줄 아는데 어리석은 게 인간인지라. (얘기마을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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