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1115. 가뭄 때문에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73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

□한희철1115. 가뭄 때문에

 

마른 장마, 전에 없던 극심한 가뭄과 무더위가 날마다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역적인 일이 이젠 전국적인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더워 잠을 못 자는 개인적인 불편을 넘어 농사와 산업 식수 문제에 이르기까지 가뭄으로 인한 피해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단강리만 해도 다행히 많은 비가 내린 후 가뭄이 시작되어 아랫쪽 지역에 비하면 훨씬 나은 편이지만, 고추며 참깨등이 배배 비틀어지는 게 이곳 또한 가뭄이 시작되었음을 한눈에 말해주고 있습니다.
진작 심어야 할 당근씨를 가뭄 때문에 자꾸만 뒤로 미룰수밖에 없는 형편이기도 합니다.
모두들 안타까워 하며 하늘을 쳐다볼 뿐, 무슨 뾰족한 대책이 없습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했다 할지라도 인간은 여전히 분명한 자기 한계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임을 긴 가뭄은 우리에게 확인시키고 있습니다.
과학과 산업의 발전만 믿고 턱 뒷전으로 밀어둔 농사일을 무시하는 경시풍조에 대해 하늘이 엄하게 경고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며칠 전 원주에 살고있는 두 부부가 잠깐 단강엘 들렀습니다. 여름방학을 맞았다는 얘기였습니다. 남편 되시는 분이 군인인 걸로 알고 있는데 군인에게 여름방학이라니? 궁금해 여쭸더니 지금 국방대학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중이라 군 생활 중 처음으로 ‘방학’을 맞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군 생활 중 처음으로 맞은 ‘여름방학’ 그런 시간이 얼마나 드물고 좋 시간일까 싶어 두 분이 어디 여행이라도 다녀와야 되겠다고 인사를 하자 부인의 대답이 뜻밖이었습니다.
온 나라가 가뭄 때문에 고생들을 하는데 휴가가 웬 휴가냐며 조용히 집에서 지내기로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남편의 생각이 지당하다 싶어 자기도 그 뜻을 따르기로 했다고 부인은 웃으며 이야기를 했습니다.
원망이나 아쉬움은 찾아볼수 없는 오히려 남편의 뜻을 존경하는 표정이었습니다.
가뭄 때문에 휴가를 포기하는 마음, 정말 그것은 가뭄 중에 내리는 단비와도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잠깐 얘기하고 돌아가는 그분들께 단강 이야기가 담긴 책 한 권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책 표지에 다음과 같이 인사말을 적었습니다. “가뭄 때문에 휴가를 포기하는 그 모습이 아름답고 거룩합니다.” (얘기마을1994)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1611 한희철 377.끊어진 이야기 한희철 2002-01-02 4335
1610 한희철 163.전기 요금 한희철 2002-01-02 4335
1609 한희철 1164. 말씀과 생활 한희철 2002-01-02 4334
1608 한희철 978. 심방 한희철 2002-01-02 4334
1607 한희철 954. 쑥개떡 한희철 2002-01-02 4334
1606 한희철 301.소가 끄는 경운기 한희철 2002-01-02 4334
1605 한희철 225.제비똥 한희철 2002-01-02 4334
1604 한희철 194.눈물 어린 마음들 한희철 2002-01-02 4334
1603 한희철 1438. 밭에서 드리는 성사 한희철 2002-01-02 4333
1602 한희철 1339. 가을 낙엽송 한희철 2002-01-02 4333
1601 한희철 1237. 개나리 노란 꽃가지들 한희철 2002-01-02 4333
1600 한희철 1047. 눈 맑은 강아지 한희철 2002-01-02 4333
1599 한희철 925. 다람쥐의 겨울준비 한희철 2002-01-02 4333
1598 한희철 924. 처음 쓴 각서 한희철 2002-01-02 4333
1597 한희철 910.삶의 구조 한희철 2002-01-02 4333
1596 한희철 759.유다방 한희철 2002-01-02 4333
1595 한희철 659.어떤 편지 한희철 2002-01-02 4333
1594 한희철 1513. 담배 농사 한희철 2002-01-02 4332
1593 한희철 1309. 참새 낙엽 한희철 2002-01-02 4332
1592 한희철 1308. 개울물을 벌컥벌컥 한희철 2002-01-02 4332
1591 한희철 1283. 노래할 시간 한희철 2002-01-02 4332
1590 한희철 1127. 여름 한낮 한희철 2002-01-02 4332
1589 한희철 1062. 돼지머리 한희철 2002-01-02 4332
1588 한희철 1007. 오름내림 한희철 2002-01-02 4332
1587 한희철 857.귀뚜라미 한희철 2002-01-02 4332
1586 한희철 742.봄(1) 한희철 2002-01-02 4332
1585 한희철 455.거참, 보기 좋구나 한희철 2002-01-02 4332
1584 한희철 1230. 사랑은 사랑을 부르고 한희철 2002-01-02 4331
1583 한희철 1180. 다 소용읍서 한희철 2002-01-02 4331
1582 한희철 1116. 소나기 한희철 2002-01-02 4331
1581 한희철 679.가을 들판 한희철 2002-01-02 4330
1580 한희철 474.장미 한희철 2002-01-02 4330
1579 한희철 319.뭘 해도 농사보다 못하겠어요? 한희철 2002-01-02 4330
1578 한희철 303.주민등록증 한희철 2002-01-02 4330
1577 한희철 293.독백 한희철 2002-01-02 4330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