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1077. 바위 깨기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49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

□한희철1077. 바위 깨기


몇날 몇일을, 바라보는 내가 다 지루해질 정도로 여러 날을, 밭에 나와 돌을 고르고 거름을 펴고 땅을 편편하게 만들던 변관수 할아버지가 어제부터는 딴 일을 시작했다. 도끼와 햄머, 쇠막대기를 가져 나와 밭 한쪽에 나와 있는 돌을 깨기 시작한 것이었다.
할아버지에겐 그건 돌이 아니라 바위였다.
정말 더는 일이 어렵게 보이는 할아버지가 그냥 두면 어떠랴 싶은 밭 한쪽 돌을 끝까지 깨뜨려 캐내고 있었다. 저 몸으로 들 수 있을까 싶은 묵직한 햄머를 위태한 몸짓으로 들었다 내려침으로 조금씩 조금씩 바위를 깨뜨려 나갔다. 바라보는 내가 숨이 턱턱 막힐 노릇이었다. 커다란 쇳덩어리를 갈고 갈아 바늘을 만들었다더니 할아버지가 하는 일이 천상 그런 일이었다.
들이는 수고에 비해선 늘상 실망만 안기는 밭, 그 밭을 병든 자식 더 사랑하듯 공에 공을 들이는 할아버지
“이 돌 때문에 요 근방은 늘 밭을 못갈잖아요. 그래서 캐내는 중이예유”
깨뜨려낸 돌조각이 길가 둑에 수북했고 캐낸 자리는 무슨 포탄을 맞은 자국처럼 움푹했다.
시간에 상관없이 세월에 관계없이 그냥 흙을 일구는 할아버지. 이번엔 그 뿌리 깊은 바위를 다 깨뜨려냄으로 안이한 삶에 익숙 해져가는 나자신을 할아버지는 한없는 부끄러움으로 깨뜨리고 있었다. (얘기마을1994)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736 한희철 이재윤 권사님 한희철 2002-07-30 1209
735 한희철 바쁜 목사 한희철 2002-03-18 1209
734 한희철 울게 하소서 한희철 2013-11-18 1206
733 한희철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한희철 2002-07-30 1198
732 한희철 누군가 너를 부르면 한희철 2003-04-23 1193
731 한희철 2110 깨진 컵 한희철 2004-01-17 1189
730 한희철 나사 돌리기 한희철 2003-03-17 1189
729 한희철 반창고를 붙이신 하나님 한희철 2003-03-20 1188
728 한희철 2103 끊어진 그물 망을 깁자 한희철 2004-01-09 1187
727 한희철 참 만남과 헛 만남 한희철 2002-07-11 1186
726 한희철 아직은 낯설은 한희철 2002-03-27 1184
725 한희철 봄 11 한희철 2013-04-30 1183
724 한희철 문경새재에서 한희철 2013-06-02 1180
723 한희철 땀배추 한희철 2002-03-18 1178
722 한희철 눈물맺힌 하나님 한희철 2002-06-06 1169
721 한희철 하나님의 걸레로 한희철 2003-03-03 1161
720 한희철 뻐꾸기 은둔거사 한희철 2003-12-19 1161
719 한희철 변관수 할아버지 한희철 2002-03-23 1160
718 한희철 가재잡기 한희철 2002-05-14 1159
717 한희철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때 한희철 2003-04-04 1157
716 한희철 2120 식장산의 화수분 한희철 2004-01-27 1156
715 한희철 고맙다고 한희철 2013-06-02 1156
714 한희철 버려진 연필 한희철 2013-05-29 1153
713 한희철 2117 내가 밥상을 받지 않으면 한희철 2004-01-27 1152
712 한희철 환대 한희철 2013-06-02 1147
711 한희철 다만 한희철 2013-05-29 1141
710 한희철 열심히 살겠습니다. 한희철 2002-03-18 1137
709 한희철 까치밥 한희철 2013-11-12 1135
708 한희철 어느 날의 기도 한희철 2013-11-25 1135
707 한희철 2085. 가짜 휘발유 한희철 2003-04-29 1130
706 한희철 2107 튼튼한 줄 [1] 한희철 2004-01-09 1128
705 한희철 경험해보지 못한 이야기 한희철 2002-05-22 1122
704 한희철 빗속에서 한희철 2013-11-12 1121
703 한희철 단강의 성탄절 한희철 2002-04-23 1120
702 한희철 김남균 선생 한희철 2002-07-04 1119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