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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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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243.굳은살
점심 들고 다시 일 나가시던 동네 할아버지가 지고 가던 지게를 방앗간 마당에 세워 놓더니 교회 마당으로 올라 오셨다. 언제라도 마주치가만 하면 그분은 얘기를 건네신다. 할머니랑 두 분이 사는 생활, 사람이 그리우신 것이다.
“벼 타작 제일 먼저 하셨네요.” 인사를 건네자 “이것 좀 보세요.” 하며 할아버진 뒤로 돌아 주섬 주섬 윗옷을 걷어 올리셨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 당황했다.
걷어 올린 할아버지 야윈 등 아래쪽엔 덩그마한 자국이 있었다. 굳은살이었다. 발목 복숭아뼈처럼 넓적하니 붉어져 나온 굳은살이 할아버지 등에 상흔처럼 베어있었다.
거의 지각으로 휘어버린 할아버지의 허리, 업힐 줄 모르는 애 어설피 업은 듯 노상 허리 끝 지게를 하늘로 지시더니 그 자국이 등허리에 군살로 남은 것이었다.
혹같이 튀어나온 굳은살. 몇 개 도구 걸어두는 녹슨 못처럼, 할아버지 등에 굳은살로 응어리 진 왠지 모를 삶의 고리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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