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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1.무너진 다리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84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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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681.무너진 다리


다리가 뚝 끊어졌다.(성수대교)
날카로운 칼에 잘린 듯 다리 가운데 한토막이 싹뚝 없어지고 말았다. 출근하던 이들과 학교로 공부하러 가던 학생들이 졸지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세상에 이럴수가. 끊어진 다리 소식에 모두들 다리가 후들거리는 모습이다.
다른 다리들도 성칠 못하다니 이젠 정말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야 할’ 판이다.
무너진 다리 소식에 온 나라가 침통해 하는 걸 보며, 나도 그들 중 하나지만, 또 다른 이유로 마음이 더욱 무겁고 우울하다.
한 순간 무너진 다리 하나에 온 나라가 발칵 하는데 무너질 대로 무너진 오늘의 농촌 이 땅의 무너짐을 누가 얼마나 침통해 하고 있는가, 이번 사고를 가벼이 여기는 바 아니나 그에 비하면 몇백갑절 더 심각한 농촌의 붕괴현상, 차이라면 서서히 무너져 왔다는 것 뿐인데.
요란하게 무너져 앉은 다리 소식에 비하면 이 땅, 농촌의 무너짐은 얼마나 소리 없는, 그러나 얼마나 거대한 무너짐인가.
그럼에도 심각하게 생각하는 이 드문 이 기이함, 가을의 찬비 내리는 오늘, 우울하고 무겁고, 분노 섞이고. (얘기마을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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