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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되살이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64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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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416.되살이


‘되살이’라 합니다. 죽을 사람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다시 살아나 이어가는 삶을 단강에서는 되살이라고 합니다.
우영기 속장님을 두고선 모두들 되살이를 하는 거라 합니다. 십 수년 전, 몸이 아파 병원에서 수술을 했는데 의사가 아무런 가망이 없다고 집으로 데려가라고 했습니다.
개울에서 빨래를 하다 ‘병원 하얀 차’가 마을을 지나 속장님 집으로 올라가는 걸 본 허석분 할머니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곧 무슨 소식이 있지 싶어 집에 와 두근두근 기다리는데 밤늦도록 아무 소식이 없었습니다.
다음날 올라가 봤더니, 차마 눈 뜨고 볼 수가 없었습니다. 쇠꼬쟁이처럼 말라 뼈만 남은 몸을 방바닥에 뉘였는데, 상처 부위가 형편이 없어 정말 눈 뜨고는 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몇 달이나 갈까 동네 사람들 모두 안쓰럽기만 했습니다. 그런 것이 벌써 십수년이 지났습니다.
아직도 속장임은 건강하지를 못합니다. 조금만 일을 해도 숨이 차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해야 하는데, 그런데도 모자라는 일손 메꾸느라 밤늦게 까지 일을 해야 합니다.
그래도 그렇게 사는 것이 기적이라고 속장님 사정 아는 분들은 한결같이 그럽니다. 그런 속장님의 삶이야말로 ‘되살이’라는 것입니다.

속장님의 되살이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삶 또한 되살이 일뿐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허락받은 하루하루, 그게 어디 우리것이겠습니까. 하루하루를 값없는 은총으로 받아, 우리 모두는 되살이 삶을 살아갈 뿐인 것입니다.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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