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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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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226. 노래와 함께 자연과 함께
지난 겨울 흰 눈이 펑펑 쏟아졌을 때
“펄펄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옵니다.
하늘나라 선녀님들이 자꾸 자꾸 뿌려줍니다.”
소리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하나하나 맑은 물에 씻어낸 듯 단강의 별은 깨끗하게 빛납니다.
“반짝 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
서쪽 하늘에서도 동쪽 하늘에서도
반짝 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
요즘 밤마다 울어대는 개구리 합창. 서툰 율동과 함께 노래가 이어집니다.
“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아들 손자 며느리 다모여서 밤새도록 하여도 듣는 이 없네.
듣는 사람 없어도 날이 밝도록. 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개굴 개굴 개구리 목청도 좋다.”
엄마 아빠랑 어울려 놀다 저절로 신이 나면 또 노래를 합니다.
“토끼야 토끼야 산 속의 토끼야.
겨울이 되며는 무얼 먹고 사느냐
흰눈이 내리면 무얼 먹고 사느냐
겨울이 되어도 걱정이 없단다.
엄마랑 아빠랑 여름 동안 모아 둔
맛있는 음식들이 얼마든지 있단다.”
그 노래는 그때마다 내 가슴을 덥혀 주곤 합니다.
가끔씩 강아지 ‘장군’이가 어울릴 뿐, 친구가 없어, 동네에 또래가 없어 하루 종일 혼자 노는 어린 딸 소리.
소리 노래 속에 담긴 흰 눈이며 별이며 개구리 울음소리며 겨울이 되어도 걱정이 없는 아기 토끼며, 바로 그들이 소리 친구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친구 없이도 싫증 모르고 노는 소릴 보며 제가 저에게 건네는 위로입니다.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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