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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5. 하나님두 다 아시겠쥬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70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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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135. 하나님두 다 아시겠쥬.

 

저녁녘, 자전거를 타고 버섯장에 보온덮개를 새로 씌우는 승학이네를 잠깐 들렸다가 버스정류장이 있는 신작로로 나갔더니 작실 사는 몇 분들이 모여 있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참이었다. 누구네 경운기라도 기다리나 보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버스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아침과 저녁 하루에 두 차례 들어오는 작실버스를 기다려 버스를 타고 작실로 올라가려는 것이었다. 늘 걸어다니던 길, 갈수록 몸이 말을 안들으니 이젠 버스라도 타야 한다. 

얘기하고 있는데 개울 길을 따라 이학기 아저씨가 걸어온다. 어기적 어기적 힘들게 걷는 모습이 영락없는 환자다. 

그뒤를 이어 저만치 걸어오는 김을순 집사님 허리를 불안하게 세우고 한걸음 한걸음이 조심스럽다. 버스를 기다리는 분 중에 윗작실 우영기 속장님과 조숙원 성도님이 있어 가을부터 바뀌는 저녁예배시간을 알려 드렸다. 

지난 주일에도 일 때문에 못 나왔으니 바뀐 시간을 모르고 있을 터였다. “이제 부런 저녁 8시에 모입니다.” 알려드리자 “아이구 목사님, 요즘 같아선 때려 죽여두 못 나와유, 다 어둘때 들어가 소죽 쑤구 뭐하구 하다보믄 다 귀찮아져 저녁두 안 먹구 쓰러 져 자유. 어떤땐 씻지두 못하구 그냥 자는걸유.” 

그렇게 말하더니 말한 게 미안했던지 속장님은 웃으며 이렇게 말끝을 흐렸다.

“하나님두 다 아시겠지유, 뭐” 

(얘기마을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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