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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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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279.가시
하루 종일 유리를 주웠습니다. 땡볕 아래 쭈그리고 앉아 김매듯 마당을 돌며 유리조각을 주웠습니다.
유리조각은 이내 수북이 쌓이곤 했습니다. 그냥 다닐 땐 몰랐던 유리 조각들이 쭈그려 앉으니 마당 어디에나 없는 곳이 없었습니다.
누워있는 조각이야 그렇다 해도, 흙 속 날카롭게 배겨 있는 유리 조각은 아찔했습니다.
저녁나절 모여 뛰놀 때면 맨발이기 일쑤인 동네 아이들, 여차하면 와삭 발이 벨 것 같았습니다. 그런 생각으로 으시으시해져 등 뒤 지렁이처럼 흐르는 땀도 잊은 채 유리조각을 주워낸 것입니다.
더러더러 녹슨 못도 주웠고 쇳조각도 주웠습니다. 땅엔 참 많은 것들이 버려져 있었습니다.
그날 밤 난 참 신기한 꿈을 꾸었습니다.
하나님 몸에서 가시를 빼내는 꿈이었습니다.
더러 엄청 큰 것부터 더러는 솜털처럼 작은 것까지 하나님 몸엔 참 많은 가시가 박혀 있었습니다.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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