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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산수유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401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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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45.산수유


이곳 단강리에서 제일 먼저 피는 꽃은 산수유이다. 유난히 산수유가 많은 이곳에는 벌써부터 여기 저기 꽃망울이 노랗게 터지고 있다.
집안 뒤뜰마다, 혹은 언덕위로, 윗 작실엔 개울가 둑으로 온통 산수유이다. 노랗게 노랗게 봄 소식을 제일 먼저 알리는 산수유가 신기하게 번져가고 있다.
산수유는 멋있고도 고마운 꽃이다. 노란 그 꽃이 여름이 지나 가을이 되면 빨간 열매로 맺힌다. 노랗던 옷을 가을로 물들여 붉은 옷으로 갈아입는다. 그 열매는 무슨 한약엔가 귀하게 쓰인다 하여 가을철 일손 놓은 이곳 사람들에게 소일거리를 만들어 준다. 열매를 따 그 속에 든 씨를 빼내고 잘 말려 장사에게 판다. 한 근에 6000원 정도 하니 작은 수입은 아니다.
그렇게 씨를 빼다 보면 손마디엔 빨간 물이 든다. 꺼칠한 손마디에 손금 따라 물이 든다. 그러면 또 한 해가 가는 것이다.
봄이 온 단강리. 여기 저기 산수유가 피었다.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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