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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8. 댓가없이 베풀기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68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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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138. 댓가없이 베풀기

 

한참 점심을 먹고 있는데 누군가 밖에서 부르는 소리가 났다. 나가보니 몇 번 본적이 있는 후배 전도사였다. 그가 일하고 있는교회에서 단강국민학교로 수련회를 오게 되어 최종 답사겸 계약을 위해 들렸다가 돌아가는 길이라 했다. 

들어와 식사를 같이 하자 하니 곧 버스가 올 시간이라며 굳이 사양을 한다. 그러더니 주저주저 어렵게 부탁을 한다. 답사를 왔는데 돈이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차비 만원만 빌려 달라는 부탁이었다. 

다행히 지갑속엔 6만원 가량의 돈이 있었고, 그중 5만원을 전해 주었다. 이렇게 많이는 필요없다 하였지만 동행한 님도 있고 마침 점심때, 가다가 요기라도 할려면 많은 액수가 아니지 싶었다. 

“다음에 수련회 와서 꼭 갚겠습니다.” 후배는 고맙게 인사를 했다.

그런 후배에게 정중하게 말했다. “그 돈은 내게 갚지말게, 이 담에 지금의 자네처럼 돈 궁한 사람 만나거든 그에게 전하게. 정말이지 내게 갚지 말게.” 

여름이 지나갔다. 그 후배 전도사는 정말로 돈을 갚으러 들리지 않았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그 일을 얼마 전 만난 한 청년과 ‘댓가 없이 베풀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문득 떠올리게 됐다. 

다시 생각하니 돈 갚는다고 들리지 않은 후배가 고맙다. 이젠 또다시 그런 일 잊어버려야지. (얘기마을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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