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
□한희철599.어떤 새
한 마리 새가 있었습니다.
그는 밤이 되면 하늘로 날아오르곤 했습니다. 다른 새들이 잠이 들면 슬며시 혼자 깨어 일어나 별들 일렁이는 향해 날아올랐습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그 일은 쉬는 법이 없었습니다.
날이 밝기 전 그는 어김없이 둥지로 돌아왔고 잠깐 눈을 붙였다가 다른 새들과 함께 일어나 함께 지냈습니다. 아무도 그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한 새가 그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한밤중 깨었다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새의 뒷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내 눈에서 사라지는 까마득한 높이였습니다.
다음날 새벽, 그가 둥지로 돌아온 새에게 물었습니다. 그의 깃털엔 아직 허연 서리가 그냥 남아있었습니다.
-어딜 갔다 오는 거니?
-하늘
-모두들 하늘을 날잖니?
-하늘은 깊어.
-그런데 왜 돌아오니?
-이곳에 살기 위해서
-돌아올 걸 뭣하러 날아오르니?
-이곳을 사랑하기 위하여 (1993)
|
|
|
|
|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