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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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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9 기초
사택이 있는 쏘센하임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지역은 에쉬본이다. 바로 옆에 붙어있어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다. 에쉬본은 원래 프랑크푸르트의 위성도시로 한적한 곳이었는데, 사무실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도시다운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에쉬본에는 홍장로님과 장권사님 사무실이 있다. 벽 하나 사이로 이웃하고 있는 두 사무실에는 교회 임원인 박동수 권사님과 임종란 집사님이 함께 일하고 있어, 이따금 교회 일로 사무실을 찾을 때가 있다.
특히 박동수 권사님께서는 독일 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목사 가족의 행정적인 문제를 돕기 위해 늘 수고를 한다. 비자발급, 운전면허증, 거주신고, 보험가입 등 남의 나라에서 살기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 많기도 한데, 때마다 박권사님의 수고가 따른다.
뿐만 아니라 독일감리교단과의 만남이나 변호사와의 만남까지도 박권사님의 일이 된다. 교회 사단법인의 회장직을 맡기도 했고, 누구보다 독일어에 익숙하여 자연히 권사님이 맡아야 하는 일이 많아지게 되었다. 회사 일을 하다말고 교회 일로 자리를 나서야 할 때가 많은데, 때마다 고맙고 송구스럽기 그지없다. 주께서 은혜로 갚아주시기를 빌 뿐이다.
그 날도 같이 시내를 나갈 일이 있어 에쉬본 사무실에서 권사님과 함께 길을 나서는데, 권사님이 사무실 바로 앞에 세워지고 있는 건물을 보고 한 마디를 하였다.
"기초공사를 할 땐 저러다 공사를 언제 마치겠나 싶더니, 기초가 다 되고 나니 금방금방 올라가네요."
권사님이 일하는 사무실 바로 앞에 큰 빌딩을 하나 새로 짓고 있는데, 어느 샌지 건물 모양을 거반 갖춰가고 있었다. 외벽에 대리석을 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으니 그 공사만 끝나면 적어도 외관상으로는 그럴 듯한 빌딩이 될 것이었다. 터 파기 공사를 할 때부터 이따금씩 들를 때마다 일하는 모습을 보곤 했던 내게도 일의 진척상태는 처음에 비해 눈에 띄게 빨라져 있었다. 기초공사를 할 때만 해도 저러다 세월 다 보내겠다 싶을 정도로 일이 더디게 진행되더니, 어느 때부턴가 눈에 띄게 빌딩의 모양을 갖춰 가는 것이 신기하게 여겨질 정도였다.
기초의 중요성!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초를 제대로 닦고 나면 그 위에 세우는 것은 잠깐, 또한 쌓아올리는 높이도 기초가 튼튼하다면 무너질까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우리의 신앙과 삶도 저 건축물과 무엇이 다를까, 중요한 것은 그 기초일 텐데, 권사님의 이야기는 우리의 마음을 돌아보게 하였다. (2002.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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