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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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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1가는 곳이 곧 길이 되라고
잠깐 쉴 겸 텔레비전을 틀었더니, 뜻밖의 장면이 방송되고 있었다. 텔레비전이라야 이따금 스포츠 중계를 보는 게 고작인데, 마침 스키를 타는 장면이 방송되고 있었다.
스키는 스키인데 보통의 스키와는 달랐다. 그것이 경기이고 그 경기를 뭐라 따로 부르는 이름이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스키를 산꼭대기에서부터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 쳐다보기에도 아찔한 산이었다. 날카롭고 불규칙하게 솟아오른 바위들 사이사이로 눈이 어지럽게 어울린 산인데 경사마저 깎아지를 듯해 설마 거기에서 스키를 타리라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놀랍게도 바로 그곳에서 사람들은 스키를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 헬리콥터가 하늘에서 장면을 잡을 때 보면 때마다 아찔한 장면들이 이어졌다. 꼼짝없이 멈춰 서서 구조대를 기다려야 해야 할 것 같은 끔찍한 위치에서도 그들은 망설임 없이 몸을 내던졌다.
아찔한 높이를 뛰어내리기도 하고, 다른 선택이 없어 보일 만큼 위험한 경사면도 눈사태를 일으키며 미끄러져 내려오곤 했다. 순간 순간 진로를 선택하는 것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렇다고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니어서 많은 이들이 막대기처럼 나뒹굴기도 했다. 나뒹구는 모습이 얼마나 형편이 없는지 저러다 크게 잘못되는 것이 아닌가 때마다 조바심이 일곤 했다. 날카롭고 좁은 바위틈새를 타고 산양처럼 내달리는 모습을 보면 아차 하는 단 한번의 실수가 생명하고 연관될 것 같아 숨이 다 멎는 것 같았다.
길이 따로 없었다. 누구라도 감히 길을 찾을 수 없는 곳이었다. 아찔한 절벽 사이로 극도의 위험만이 있는 험한 산꼭대기, 그러나 많은 젊은이들은 두려움 없이 자신의 몸을 아래로 내던지고 있었다.
편하고 쉬우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듯 위험 속으로 자신을 내던지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큰 도전처럼 다가왔다. 저렇게 삶을 향해 자신을 던져본 적 있냐고, 저게 바로 심장 뛰는 삶 아니냐고 묻고 물었다.
누군가 편하게 닦아놓은 길 말고, 네가 가는 곳이 곧 길이 되는 삶을 살라고. (200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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