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가는 곳이 곧 길이 되라고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990 추천 수 0 2003.04.23 12:30:45
.........

2081가는 곳이 곧 길이 되라고

 

잠깐 쉴 겸 텔레비전을 틀었더니, 뜻밖의 장면이 방송되고 있었다. 텔레비전이라야 이따금 스포츠 중계를 보는 게 고작인데, 마침 스키를 타는 장면이 방송되고 있었다.
스키는 스키인데 보통의 스키와는 달랐다. 그것이 경기이고 그 경기를 뭐라 따로 부르는 이름이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스키를 산꼭대기에서부터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 쳐다보기에도 아찔한 산이었다. 날카롭고 불규칙하게 솟아오른 바위들 사이사이로 눈이 어지럽게 어울린 산인데 경사마저 깎아지를 듯해 설마 거기에서 스키를 타리라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놀랍게도 바로 그곳에서 사람들은 스키를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 헬리콥터가 하늘에서 장면을 잡을 때 보면 때마다 아찔한 장면들이 이어졌다. 꼼짝없이 멈춰 서서 구조대를 기다려야 해야 할 것 같은 끔찍한 위치에서도 그들은 망설임 없이 몸을 내던졌다.
아찔한 높이를 뛰어내리기도 하고, 다른 선택이 없어 보일 만큼 위험한 경사면도 눈사태를 일으키며 미끄러져 내려오곤 했다. 순간 순간 진로를 선택하는 것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렇다고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니어서 많은 이들이 막대기처럼 나뒹굴기도 했다. 나뒹구는 모습이 얼마나 형편이 없는지 저러다 크게 잘못되는 것이 아닌가 때마다 조바심이 일곤 했다. 날카롭고 좁은 바위틈새를 타고 산양처럼 내달리는 모습을 보면 아차 하는 단 한번의 실수가 생명하고 연관될 것 같아 숨이 다 멎는 것 같았다.
길이 따로 없었다. 누구라도 감히 길을 찾을 수 없는 곳이었다. 아찔한 절벽 사이로 극도의 위험만이 있는 험한 산꼭대기, 그러나 많은 젊은이들은 두려움 없이 자신의 몸을 아래로 내던지고 있었다.
편하고 쉬우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듯 위험 속으로 자신을 내던지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큰 도전처럼 다가왔다. 저렇게 삶을 향해 자신을 던져본 적 있냐고, 저게 바로 심장 뛰는 삶 아니냐고 묻고 물었다.
누군가 편하게 닦아놓은 길 말고, 네가 가는 곳이 곧 길이 되는 삶을 살라고. (2003.3.17)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01 한희철 2102 사택을 이사하다 한희철 2004-01-09 869
2100 한희철 2101 모두가 외로운 이 땅에서 [1] 한희철 2004-01-02 959
2099 한희철 2100 남모르게 베푸는 아주 작은 선행 한희철 2004-01-02 952
2098 한희철 우산 하나로 잃은 자리 한희철 2004-01-02 976
2097 한희철 여우를 잡아라 한희철 2004-01-02 845
2096 한희철 아름다운 부탁 [1] 한희철 2003-12-24 885
2095 한희철 마지못해 구한 은총 [1] 한희철 2003-12-24 888
2094 한희철 하나님의 사인(sign) [3] 한희철 2003-12-24 1044
2093 한희철 저녁햇살 닮기를 한희철 2003-12-24 901
2092 한희철 뻐꾸기 은둔거사 한희철 2003-12-19 1161
2091 한희철 새ㄱㄱ ㅣ 사자 한희철 2003-12-19 1230
2090 한희철 마음에 걸리는 것 한희철 2003-12-17 1074
2089 한희철 잃음'에 대하여 한희철 2003-12-17 987
2088 한희철 2089. 엑스트라의 아름다움 [1] 한희철 2003-12-17 978
2087 한희철 3미터의 유혹 [2] 한희철 2003-12-14 1037
2086 한희철 부적과 신앙 한희철 2003-12-14 1004
2085 한희철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한희철 2003-04-29 2436
2084 한희철 2085. 가짜 휘발유 한희철 2003-04-29 1130
2083 한희철 야생초 편지 한희철 2003-04-29 1105
2082 한희철 짧은 금 긋기 한희철 2003-04-29 993
2081 한희철 신의의 힘 한희철 2003-04-29 942
» 한희철 가는 곳이 곧 길이 되라고 한희철 2003-04-23 990
2079 한희철 누군가 너를 부르면 한희철 2003-04-23 1193
2078 한희철 길고 더러운 뱀 한희철 2003-04-23 1037
2077 한희철 엿같은 마음 한희철 2003-04-14 966
2076 한희철 그리움의 빛깔 한희철 2003-04-14 986
2075 한희철 어떤 죽음 한희철 2003-04-14 964
2074 한희철 우리는 무엇을 걸었는가 한희철 2003-04-14 834
2073 한희철 뿔 대신 소를 잡다 한희철 2003-04-10 1215
2072 한희철 우리는 모르는 만큼 말한다 한희철 2003-04-08 1034
2071 한희철 낡은 구두 한희철 2003-04-08 1056
2070 한희철 없을 때 못하면 있어도 못한다 한희철 2003-04-04 858
2069 한희철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때 한희철 2003-04-04 1157
2068 한희철 가장 좋은 공부 한희철 2003-04-04 1034
2067 한희철 비우는 것이 먼저다 한희철 2003-04-01 956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