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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9. 우린 얼마나 같은지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1636 추천 수 0 2005.12.21 16:5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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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집에 강도가 들었습니다. 강도는 집주인에게 "손들엇!" 하며 권총을 겨누었습니다. 깜짝 놀란 주인이 손을 들었는데, 왼손만 드는 것이었습니다. "한 쪽도 마저 들엇!" 강도가 소리를 쳤습니다.
그러자 주인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습니다.
"오른손엔 신경통이 있어서 들 수가 없소."
주인의 이야기를 들은 강도는 한결 부드러운 말투로 "신경통요? 사실은 나도 신경통이 있는데..." 하는 것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신경통 증세며, 괴로운 점이며, 치료방법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덧 강도는 자기의 본래의 목적을 잊어버리고 있었고, 주인도 긴장과 공포가 사라져 두 사람은 서로 신이 나서 신경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던 것입니다.
소설가 오 헨리의 단편소설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두 사람은 집주인과 강도로 만났지만 서로에게 닮은 점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 닮은 것을 통해 마치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눌 수가 있었습니다.
황동규 시인의 시 중에 '대나무도 벼과(科)지'라는 시가 있습니다. 그는 그 시에서 두 가지 뜻밖의 사실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 가을 들판을 쏘다니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옷에 잔뜩 달라붙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 끝이 갈고리처럼 날카롭게 생겨 사람의 옷이든 짐승의 털이든 쉽게 달라붙곤 하던 것들이 있었는데, 이른바 도깨비바늘이었습니다. 저야 그렇게 해서라도 씨를 퍼뜨리기 위해 택한 고육지책과 같은 수단이겠지만 생김새도 이름도 하는 짓도 흉측한 면이 있는 도깨비바늘은 국화과 식물이라 합니다.
또 하나 확인하고 있는 것은 대나무입니다. 대나무도 나무인지라 그렇게 생각하기가 쉽지 않지만 대나무는 벼과(科) 식물이라고 합니다. 대나무가 식물로 분류되는 것도 그러하거니와 식물 중에서도 벼과 식물이라니, 정말 그럴까 싶을 정도로 낯설게 들립니다. 도깨비바늘이 국화과 식물, 대나무가 벼과 식물임을 확인한 시인은 이어서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생김새 고향 달라도
우리는 얼마나 같은가!
얼마나 다르지 않은가!
마음속에 감춘 냄새까지도'
서로 다른 점에서 본다면 우린 남일 수밖에 없지만, 서로 닮은 점에서 본다면 우린 마음속에 감춘 냄새까지도 다르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이왕이면 우리가 얼마나 다르지 않은지를 우리가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005.8.6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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