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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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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2971.
주님 죄송합니다
주님, 죄송합니다.
오늘 새벽엔 기도 대신 제단만 바라보았습니다.
예배당 뒷자리에 앉아 기도를 드리는 교우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어둠 속 교우들은 드문드문 떨어져 앉아
낮은 귀뚜라미 소리보다도 더 낮은 기도를 바치고 있었지요.
뒷모습만 보아도 누구인지를 알 수 있는 교우들이니
누가 왔는지 주님은 더 잘 아시겠지요.
고단한 잠에서 일어나 예배당을 찾아와 드리는 기도,
기도 속에는 얼마나 많은 사연이 담겼을까요.
얼마나 많은 탄식과 눈물,
얼마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있을까요.
이 땅의 무게를 하늘은 어찌 견딜까 싶은데
바라보는 십자가는 아무 말이 없습니다.
붉은 빛으로 두 팔을 벌리고 있을 뿐입니다.
조롱과 멸시, 배반과 도주,
억지로 씌운 가시 면류관과 팔목을 관통하는 녹슨 못,
어찌하여 나를 버리느냐는 외마디 외침,
마른 땅에 떨어진 마지막 피 한 방울,
이 땅의 무게를 어떻게 하늘이 견디는지를 봅니다.
당신을 향해 쏟아졌던 모든 것 홀로 받으셨기에
오늘도 십자가는 이 땅의 무게를 견디는 것이었습니다.
받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것,
오늘은 다만 당신을 바라보는 것이 제 기도입니다.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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