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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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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1-1182 어머니의 나들이
1
날마다 새롭게
여행용 보따리를 싸시던 어머니
소지품을 잘 분류해
메모하며 챙겨 넣으시던 어머니를
요즈음은 제가 그대로 흉내 내고 있답니다
`작은 수녀 무엇 하나?
나랑 같이 나갈 건가?`
보따리를 쌌다 풀었다
일과처럼 되풀이하시던
어머니의 서럽장에는
많은 보자기들이
우리를 기다리던 어머니의 마음처럼
엎드려 울고 있네요
오늘은 어머니랑 기차를 타고
춘천에 가고 싶네요
어머니를 닮은 친척들이
많아 살고 있는
강원도에 가서
실컷 산과 호수를 보고 싶습니다.
2
가정간호 수녀님의 인솔 하에
노인들이 단체로 어린이 대공원에 가기로 하셨다고
설레는 마음으로 손꼽아 기다리며
메모를 되풀이 하셨지요
`어린이 대공원으로 갈 때
안내자의 지시를 따르자
실수 없이 행동하자
꼭 성공해야 한다
초조히 기다린다` 라고
비록 부축을 받아 어렵게 다녀온 나들이지만
어머니는 즐거워하셨고
이것이 지상에서의 마지막 나들이셨지요
지금도 어린이 대공원을 지나노라면
어머니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이제는 더 먼 곳으로 나들이를 떠나신 어머니
부디 천상에서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이해인(수녀) <엄마/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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