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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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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푸른 여름은 절정에 다다른 듯. 이런 날 건넛마을 고서면에 많은 원두막에 구경가본다. 햇볕은 따가워도 별들은 따뜻이 뜬 날, 원두막에서 라디오로 기아 타이거즈 야구 중계를 들으며 띵가띵가 놀고 싶은 날. 요샌 비닐하우스 재배가 대세이지만, 아직 산촌엔 앞뒤짝 볕을 쬐며 붉게 익어가는 수박밭과 포도밭이 있다. 무등산 수박은 수확이 늦어서 원두막엔 멧새들과 멧돼지를 지키는 할배 할매가 눈에 불을 켜고 보초를 서고 계시리라. 고서면 일대는 포도로 유명한데, 포도밭 원두막에 앉아 포도 맛에 빠져 보지 않은 사람은 그 맛과 향과 기분을 절대 모른다. 세상 부러울 것이 하나 없는….
원두막에 발뻗고 앉아 보스락 장난을 치는 연인도 보이고, 가족끼리 길가다가 토실한 포도 한 박스 싣고는 흡족하여 떠나는 여행객도 보인다. “아따메 믿어불고 까닥시롭게 그리 둔전둔전허지(서성거리지)마시랑게라. 일단 요거 한테기 잡사봐.” 사이비 교회처럼 무조건 믿고부터 보란다. “그남동(그나마) 요거라도 남았응게 천신을 허재 엊그제는 경박간에 스르라니 다 팔어부렀당게.” 포도알이 참말 실하고 좋구나. 건너편 수박밭은 끝물인지 내버려진 수박들이 너부러져 있다. 수박밭 주인은 빚이라도 조금 갚았을까. 생산자 농민과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이런 장사자리가 많았으면 좋겠다. 기업형 대형 마트는 제발 그만!
<임의진|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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