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마중물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4204 추천 수 0 2007.11.14 09:30:35
.........


오래전 ‘마중물’이란 시를 쓴 일이 있었다. 변변한 시집 한 권 없다보니 작자 미상으로 입에서 입으로들 떠돌밖에. 그러다 여쿵저쿵 첨삭을 당하기도 하고, 한편 좋은 뜻의 모임이나 각오들을 낳기도 하고. 이미 나를 떠났으니 내버려두며 혼자서 기억할 뿐이었다.

용면 돌짝밭으로 귀농한 젊은 부부가 ‘마중물’을 알고 있었다. “마중물을 닮고 싶어요.” 선한 부부의 기도에 맞장구를 쳐주었다. 오늘날 농촌에 산다는 게 마중물인지 구정물인지 헷갈릴 때가 가끔 있다. 하여도, 시대의 마중물이라 믿으며 낮고 캄캄한 생명살림의 외길을 두려움 없이 끝내 걸어가고 싶구나.

“우리 어릴 적 작두질로 물 길어 먹을 때 마중물이라고 있었다. 한 바가지 먼저 윗구멍에 붓고 부지런히 뿜어 대면 그 물이 땅 속 깊이 마중 나가 큰 물을 데불고 왔다. 마중물을 넣고 얼마간 뿜다 보면 낭창하게 손에 느껴지는 물의 무게가 오졌다. 누군가 먼저 슬픔의 마중물이 되어준 사랑이 우리들 곁에 있다. 누군가 먼저 슬픔의 무저갱으로 제 몸을 던져 모두를 구원한 사람이 있다. 그가 먼저 굵은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기에, 그가 먼저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을 꿋꿋이 견뎠기에.”

〈임의진|목사·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820 임의진 우주에서 온 임의진 목사 임의진 2002-02-25 11909
819 임의진 [시골편지] 단둘이 마시는 매화차 file 임의진 2009-03-04 4448
818 임의진 [시골편지]돋보기 안경 file 임의진 2007-09-10 4343
817 임의진 [시골편지]잠자리는 날아가고 file 임의진 2008-11-17 4338
816 임의진 [시골편지]꼬리연 file 임의진 2008-01-23 4268
815 임의진 [시골편지]뱀, 길다 file 임의진 2008-09-06 4266
814 임의진 [시골편지]산토끼 토끼야 file 임의진 2010-03-17 4250
813 임의진 [시골편지] ‘삶은 계란’ file 임의진 2007-01-29 4225
» 임의진 [시골편지]마중물 file 임의진 2007-11-14 4204
811 임의진 [시골편지] 복(福)그릇에 꽃 둥둥 file 임의진 2007-01-29 4198
810 임의진 [시골편지] 불어완전정복 file 임의진 2009-06-07 4190
809 임의진 [시골편지]라디오 스타 file 임의진 2009-06-07 4129
808 임의진 [시골편지]페인트 도색공 file 임의진 2007-11-14 4121
807 임의진 [시골편지]고추잠자리 file 임의진 2007-09-10 4101
806 임의진 [시골편지]열전! 노래방 file 임의진 2008-09-06 4065
805 임의진 [시골편지] 죽부인전 file 임의진 2008-09-06 4040
804 임의진 [시골편지]일곱 송이 수선화 file 임의진 2008-05-15 4040
803 임의진 [시골편지]정자에 앉아 file 임의진 2007-11-14 4028
802 임의진 [시골편지] 무덤꽃 file 임의진 2007-06-15 4014
801 임의진 [시골편지]일자무식 상팔자 file 임의진 2007-09-10 4013
800 임의진 [시골편지]비빌 언덕 file 임의진 2008-01-23 3999
799 임의진 [시골편지]볏가마니 file 임의진 2007-11-14 3993
798 임의진 [시골편지]왕따 당한 날 file 임의진 2009-06-07 3981
797 임의진 [시골편지] 해바라기 file 임의진 2007-05-04 3965
796 임의진 [시골편지] 왼편 가슴에 흐르는 인더스 강 file 임의진 2008-09-06 3963
795 임의진 [시골편지] 겨울나무 file 임의진 2007-01-29 3961
794 임의진 [시골편지]중앙 다방 file 임의진 2008-05-15 3951
793 임의진 [시골편지]봄 날씨 file 임의진 2008-05-15 3947
792 임의진 [시골편지] 루돌프 사슴코 file 임의진 2009-11-28 3945
791 임의진 [시골편지]마을회관 전시회 file 임의진 2007-05-04 3944
790 임의진 [시골편지]바지랑대 file 임의진 2007-09-10 3940
789 임의진 [시골편지]단풍 놀이 file 임의진 2008-11-17 3936
788 임의진 [시골편지] 딸기코 아저씨 file 임의진 2007-05-04 3918
787 임의진 [시골편지] 따뜻한 외등 file 임의진 2007-02-09 3911
786 임의진 [시골편지]가로수 길 file 임의진 2008-01-23 3890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