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초승달과 개들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42 추천 수 0 2017.08.09 15:10:32
.........

l_2015112601003642200319151.jpg

상원사에 안거 가있는 스님이 아침부터 첫눈 소식을 알려온다. 에구구 춥겠네. 불알이 얼면 목탁 삼아 때려버리셩 하면서 농을 던졌지. 해마다 서울 친구가 예쁜 성탄 트리를 챙겨 보내주는데 올해는 둥그렇고 깜찍한 리스를 여러 개. 나도 솔방울을 주어다가 보태 달았네. 달고 또 달고 그러니까 내 마음이 맛이 들어 달고 달더라. 

올해는 무슬림 친구들과 함께 초승달 성탄절을 대망하련다. 내가 가끔 드나드는 복음교회 한 곳에 그런 뜻을 알렸다. 마침 지역 대학에 유학 온 무슬림 아이가 언니들이 좋은지 찾아오곤 한다고. 전쟁의 소문이 그치질 않는 중동 사막나라. 전폭기로 원수를 갚는다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지. 빵을 나누고 병을 고쳐주며 관용으로 구제해야 먼저지. 주간경향 하영식 분쟁전문기자의 특집 ‘IS를 말하다’를 찾아 읽었다. 대강 짐작은 하였으나 충격적. 용병이 갑자기 돌변해 주인을 향하여 총칼을 겨눈 형국이랄까. 뉴욕을 파괴한 빈라덴 일당과 똑같은 스토리였다. 제2, 제3 끝도 없는 이 악순환.

종교, 종파, 가문이 다른 것은 인간의 운명이다. 이를 바꾸려는 어떤 시도도 용납될 수 없다. 전도, 선교, 포교…전도왕은 어쩌면 폭력왕이 아닐까. 선행을 베풀 때 감동되어 회심도 하는 것이지 교리나 이념을 강제로 들이대는 짓은 폭력이고 범죄렷다. 빨갱이 사냥도 모자라 무슬림 사냥을 하는 개들을 보라. 달밤에 개 짖는 소리로 귀가 다 따가워라. 도종환 시인의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신’은 네덜란드에서 행한 고르바초프의 육성 인터뷰를 옮긴 시. “내가 자유의 복구를 시작하였지만 이 이데올로기 공백을 자본의 물결로 덮어버리는 걸 찬성하지 않습니다…… 나는 농부였던 우리 부모가 내게 물려준 상식을 잊지 않았습니다. 상식은 균형과 절제에 대한 감각이기도 합니다. 흙에 대한 애정은 내게 굴하지 않는 정신과 지혜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소박함과 겸손함, 함께 노동하는 마을공동체를 통해 연대하는 마음과 관용을 잊어버린 적 없습니다.” 

첫눈 오는 날. 앗살라 알라이쿰(평화를 빕니다) 인사하는 초승달이 낮게 떴다. 자본의 물결이 아닌 관용의 물결을 윙크해본다. 

임의진/목사·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0 임의진 [시골편지]매매 지지 차차 file 임의진 2017-08-09 52
399 임의진 [시골편지]무와 무관심 file 임의진 2017-08-09 43
» 임의진 [시골편지] 초승달과 개들 file 임의진 2017-08-09 42
397 임의진 [시골편지]귀뚜라미 동학 file 임의진 2017-08-09 60
396 임의진 [시골편지]아부지 다스 베이더 file 임의진 2017-08-09 66
395 임의진 [시골편지]자장가를 부르는 집 file 임의진 2017-08-09 44
394 임의진 [시골편지] 세가지 선물 file 임의진 2017-08-09 75
393 임의진 [시골편지]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file 임의진 2017-08-09 63
392 임의진 [시골편지] 수양이 모자라서 file 임의진 2016-10-03 146
391 임의진 [시골편지] 섬 file 임의진 2016-10-03 87
390 임의진 [시골편지]나뭇잎 시인 file 임의진 2016-10-03 97
389 임의진 [시골편지]에코백과 소지품 file 임의진 2016-10-03 137
388 임의진 [시골편지] 마릴린 뭘로 file 임의진 2016-08-12 164
387 임의진 [시골편지] 날마다 캠핑 file 임의진 2016-08-12 126
386 임의진 [시골편지]콜라 사이다병 file 임의진 2016-08-07 201
385 임의진 [시골편지]파란색 잉크 하늘 file 임의진 2016-08-07 110
384 임의진 [시골편지]원추리에 원추리꽃 file 임의진 2016-08-07 77
383 임의진 [시골편지]맨드라미 봉숭아 file 임의진 2016-07-30 109
382 임의진 [시골편지]사소한 생의 아름다움 file 임의진 2016-07-30 69
381 임의진 [시골편지]위로 극장, 위로 공단 file 임의진 2016-07-30 83
380 임의진 [시골편지] 소쇄원 달밤 file 임의진 2016-07-30 63
379 임의진 [시골편지]들개 file 임의진 2016-06-21 183
378 임의진 [시골편지]라다크의 별과 전깃불 file 임의진 2016-06-21 168
377 임의진 [시골편지]밥 말리와 레게 파마 file 임의진 2016-06-21 304
376 임의진 [시골편지]처녀 귀신의 원한 file 임의진 2016-06-21 196
375 임의진 [시골편지] 집밥 file 임의진 2016-06-21 128
374 임의진 [시골편지] 베를린 천사의 시 file 임의진 2016-06-21 174
373 임의진 [시골편지] 옷을 벗은 자유인 file 임의진 2016-06-21 293
372 임의진 [시골편지] 인투 더 와일드 file 임의진 2016-06-21 201
371 임의진 [시골편지]권태 극복기 file 임의진 2016-06-16 124
370 임의진 [시골편지]희극인 file 임의진 2016-06-16 131
369 임의진 [시골편지]잘 있거라 푸른 옷 file 임의진 2016-06-16 161
368 임의진 [시골편지]대뿌리 선생님 file 임의진 2016-06-16 181
367 임의진 [시골편지]박쥐와 배트맨 file 임의진 2016-06-16 189
366 임의진 [시골편지]임을 위한 행진곡 file 임의진 2016-06-16 169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