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게릴라 쥐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42 추천 수 0 2020.05.21 23:53:31
.........

l_2020010201000107600005851.jpg
다리에 쥐가 난다고 할 때 쥐가 있고 굴을 파서 드나드는 긴 꼬리 들쥐가 있다. 다람쥐나 박쥐는 쥐하고는 한패가 아니지만 도리 없이 이름표를 붙이고 산다. 물속에도 쥐가 사는데 쥐포를 해서 먹는 쥐치가 그것이다. 주둥이가 쥐처럼 길어서 아마 쥐를 갖다가 붙인 거 같다.
한번은 목사관 내 처소 다락에 다글다글 쥐가 살았다. 하도 시끄럽게 뛰노는 통에 잠을 이루기가 힘들었다. 쥐 끈끈이를 놓기도 하고 백방으로 노력해 보았으나 가히 신출귀몰이었다. 퇴치 기도를 해도 전혀 안 먹혔다. 아무튼 나는 목사로서도 자질이 여러모로 부족. 쥐가 조용한 순간은 사람이랑 매우 비슷했다. 첫째, 내 이야기에 귀를 모으는 중이거나 아니면 둘째, 내 이야기가 지루하여 조는 중. 셋째는 이제 저 차례, 다른 할 말을 준비하는 순간. 그러던 어느 날 슬그머니 쥐가 사라졌다. 밖에 한가득 놓인 개밥그릇을 치우고, 매달아 놓던 옥수수까지 죄 대피시킨 때문 같았다. 게다가 들고양이가 찾아오면 참치 캔을 따서 공손하게 바쳤다. 사냥꾼에게 대접을 했더니 효과가 금방 생겼다. 쥐들도 별수 없어 줄행랑.
그래도 끝내 고집을 부린 놈이 있었는지 고양이가 놈을 물어다 마당에 보란 듯 놓아둔 적도 있었다. 그냥 이사를 가지 왜 고집을 피워 죽임을 당했을꼬. 고집불통의 장례를 치러주었다. 목수도 절대 고칠 수 없는 집이 바로 ‘고집’이라지 않던가. 고집 센 놈치고 잘되는 꼴을 본 기억이 없다. 이후에도 가끔씩 쥐와 밀고 당기는 동거는 계속되었다.
산골에 살면 쥐와 대면은 일상에 가깝다. 쥐꼬리가 스윽 지나가거나 들쥐가 낸 구멍들을 발견한다. 쥐가 살면 뱀도 살고 고양이도 따라 산다. 높은 하늘에서 정찰하는 매도 보인다. 떼어놓고 나만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님이렷다. 쥐들 가운데는 게릴라 쥐들도 있다. 일개 이름 없는 쥐들의 승전보를 기대하는 새해다. 크고 이름난 쥐들이 세상을 온통 갉아먹고 있다.

임의진 목사·시인
2020.01.01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12610 이현주 동족의 박해를 받는 교회(살전2:13-16) 이현주 2024-04-02 1
12609 이현주 총독에게 호송되는 바울(행23:23-35) 이현주 2023-08-29 2
12608 이현주 조상들의 경험을 거울로 삼아(고전10:1-22) 이현주 2023-11-26 2
12607 이현주 사도들의 영광이며 자랑인 교회 (살전2:17-20) 이현주 2024-04-02 2
12606 이현주 자기를 변명하는 바울(행22:1-21) 이현주 2023-08-29 3
12605 이현주 갈라지는 공회(행23:1-11) 이현주 2023-08-29 3
12604 이현주 총독에게 고발당하는 바울(행24:1-9) 이현주 2023-08-29 3
12603 이현주 멜리데섬에 상육한 바울 (행28:1-10) 이현주 2023-09-12 3
12602 이현주 로마에 도착한 바울(행28:11-16) 이현주 2023-09-12 3
12601 이현주 예수 그리스도라는 기초 위에 세워지는 건물들(고전3:10-17) 이현주 2023-11-14 3
12600 이현주 본인의 사도직을 비방하는 자들에게 하는 말(고전9:1-27) 이현주 2023-11-26 3
12599 이현주 새 계약의 심부름꾼(고후3:1-18) 이현주 2023-12-20 3
12598 이현주 초등학문을 졸업한 사람답게 처신할 것(골2:20-23) 이현주 2024-03-19 3
12597 이현주 두기고와 오네시모를 보내며(골4:7-9) 이현주 2024-03-19 3
12596 이현주 데살로니가 첫인사 (살전1:1-1) 이현주 2024-03-19 3
12595 이현주 데살로니가 교회를 위한 기도(살전3:11-14) 이현주 2024-04-02 3
12594 이현주 오네시포로의 도움을 기억하며 (딤후1:15-18) 이현주 2024-05-08 3
12593 이현주 안디옥에서 쫓겨나는 두 사도(행13:42-52) 이현주 2023-07-20 4
12592 이현주 공회 앞에서 연설하는 바울(행22:30) 이현주 2023-08-29 4
12591 이현주 왕과 총독 앞의 변호(행26:1-32) 이현주 2023-09-12 4
12590 이현주 로마에서 전도하는 바울(행28:17-31) 이현주 2023-09-12 4
12589 이현주 고린도로 갈 계획에 대하여(고전16:5-14) 이현주 2023-12-08 4
12588 이현주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는 이유(고후2:5-11) 이현주 2023-12-20 4
12587 이현주 마지막 인사와 축원(엡6:21-24) 이현주 2024-02-26 4
12586 이현주 빌립보서 첫인사(빌1:1-2) 이현주 2024-02-26 4
12585 이현주 빌립보에 사는 형제들에 대한 고마움(빌1:3-11) 이현주 2024-02-26 4
12584 이현주 디모데와 에바브로디도를 보내면서(빌2:19-30) 이현주 2024-02-26 4
12583 이현주 골로새 교회와의 고마운 인연(골1:3-8) 이현주 2024-03-08 4
12582 이현주 기도를 부탁함(골4:2-6) 이현주 2024-03-19 4
12581 이현주 마지막 인사(골4:10-18) 이현주 2024-03-19 4
12580 이현주 데살로니가 교회에 대한 감사의 말(살전1:2-10) 이현주 2024-03-19 4
12579 이현주 건전한 교리에 부합되는 가르침(딛2:1-15) 이현주 2024-05-20 4
12578 이현주 징조(마24:3-14) 이현주 2022-03-01 5
12577 이현주 유다의 마지막(마27:3-10) 이현주 2022-03-16 5
12576 이현주 유월절 음식상 (막14:12-16) 이현주 2022-07-06 5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