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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2607.<풍경소리231>
풀보다 작은 풀이
풀보다 작은 풀이 두어 그루 조릿대 사이에서
성긴 풀숲에 묻혀 풀들을 뽑고 있었다.
백발에 분홍 무늬 흰 옷 걸치고
평생 동무 가녀린 풀들과 놀고 있었다.
조선시대 대표적 유배지 서남쪽 바다 끝 흑산도
손암(巽庵)이 귀양 온 김에 자산어보 다듬던
무너진 초가집 언저리 돌담 밑에서
풀보다 작은 풀이 늙은 할미로 둔갑해서는
자식들만큼이나 짠하게 고물거리는 풀숲에 숨어
새도 쥐도 모르게 어디론지 웃고 있었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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